부경경마 기수노조 창립총회
부산시·노동부 설립신고 예정
"기수 대부분 함께해서 의의"

고 문중원 기수 동료가 전국 최초로 경마기수노동조합 설립을 추진한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은 "8일 부산경남경마공원(이하 부경경마공원) 기수들이 노조 창립총회를 열었다"고 9일 밝혔다.

부경경마공원 소속 고 문중원 기수가 지난해 11월 29일 '부정 경마'와 조교사 채용 비리를 비난하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지 40여 일 만의 일이다.

창립총회에는 부경경마공원 소속 기수 34명 중 19명이 참석했고, 오경환 현 부경경마공원 기수협회장을 노조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경마기수노조 창립은 한국마사회 다단계 갑질 구조 개선과 노동 3권 확보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동안 기수 개인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에 조합원으로 소속돼 있었지만, 단체 노조가 없어 교섭권이 없는 상태였다.

부경경마공원 기수노조는 앞으로 부산시와 고용노동부에 노조 설립 신고를 하고 받아들여지면 정식 노조로 출범한다.

공공운수노조는 "경마기수노동조합이 노동법에 근거한 단체교섭 권한 등을 확보하고자 연 총회는 너무나 당연한 권리이자, 경마기수들의 무권리 처지를 폭로하고 목숨을 끊은 문중원 열사의 유지를 이어가는 일이기도 하다"며 "마사회가 기수를 사실상 개별사업자 취급하고 있지만, 마사회 영향력 아래 있기 때문에 노조 설립과 관련해 법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장성환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조직국장은 "개별 조합원이 모여 조직화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정식 노조로 인정받으면 합법적인 노동쟁의를 펼칠 수 있다. 외국인 기수를 제외하고 대부분 기수가 기수노조에 함께한 것도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부경경마공원 기수노조 설립과 더불어 마사회 폐단을 막으려는 노동계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다.

지난 8일 민주노총은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오는 18일 서울에서 '문중원 기수 진상규명·책임자 처벌과 노동개악 규탄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열기로 했다.

이와 함께 민주노총은 대책위원회(경마기수 문중원 열사 진상규명·책임자 처벌과 노동자 죽이는 공공기관 적폐청산 민주노총 대책위원회, 이하 민주노총 대책위)를 꾸리고 △문중원 열사 죽음 진상규명·책임자처벌 △마사회의 공식 사과·비리근절·재발방지대책 마련 △노동자 죽이는 선진경마제도 폐기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기로 했다. 민주노총 대책위는 현재 구성된 시민대책위와 공동으로 운영체계를 구성한다.

아울러 민주노총은 가맹·산하 조직과 단위사업장에 문중원 기수 추모분향소를 설치하고 앞으로 매주 토요일 전국 경마공원 앞과 마사회 장외발매소 앞에서 동시다발 기자회견과 1인 시위도 진행하기로 했다.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는 "고 문중원 기수 추모분향소는 본부에 마련해 둔 상태"라며 "1인 시위와 기자회견, 서울 추모 문화제 참가 등은 운영위원회 회의를 거쳐 일정을 조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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