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단편소설 등 집필하고
벤치·영화제작도 손수 척척

오락가락하는 대학 입시 정책 속에서도 학생들은 저마다 꿋꿋이 자신의 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지난 12월에는 유독 저자가 된 학생들이 눈에 띕니다. 자신의 이름이 적힌 책을 내 누군가와 생각을 나눈다는 것. 생각만 해도 벅찰 것 같습니다. 올해는 더 많은 학생 저자들의 활약을 기대하면서, 어떤 학교에서 무슨 활동을 했는지 정리해봅니다.

▲ 하동 진교고 전교생이 만든 시집 <선 분홍빛의 나라>./하동 진교고
▲ 하동 진교고 전교생이 만든 시집 <선 분홍빛의 나라>./하동 진교고
▲ 산청초 학생들이 '나만의 책 만들기'로 제작한 책들.
▲ 산청초 학생들이 '나만의 책 만들기'로 제작한 책들.
▲ 창원 구산중 '역사애서' 동아리 학생들이 만든 소설 <독립운동의 속삭임>. /창원 구산중
▲ 창원 구산중 '역사애서' 동아리 학생들이 만든 소설 <독립운동의 속삭임>. /창원 구산중

◇저자로 이름 올린 학생들 = 하동 진교고, 창원 구산중, 거제장평중, 김해 대청초, 산청초 등에서 학생들이 자신들의 책을 만들었다.

하동 진교고는 전교생 시(詩) 130여 편을 수록한 두 번째 시집 <선 분홍빛의 나라>를 출간했다.

시집은 공영식 교장의 권두시 '말눈가시나무'로 시작되며, '자아', '타인', '연애', '우주' 등 4가지 주제별 학생들의 시로 구성됐다.

2학년 이서은 학생의 시에서 시집 제목이 나왔다. 이서은 학생은 "재밌고 행복한 꿈의 색을 선 분홍빛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시집을 엮은 최하나 교사는 "전교생 시를 모아, 진교고 시집을 두 번째로 엮었다. 첫 번째 시집을 출판한 뒤 아이들의 자존감이 높아졌고, 두 번째 시집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갔다. 아이들의 한층 자란 모습에 감동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3학년 이하진 학생은 "2019년도를 마지막으로 진교고를 졸업하면서 제 이름이 적힌 시집을 받고 학교를 마칠 수 있어 뜻깊은 마무리가 된 것 같다. 시를 쓰며, 시인도 꿈꾸고, 출판업도 꿈꾸게 됐다"고 말했다.

창원 구산중은 지난달 11일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의 삶을 담은 도서 출판 기념회를 열었다. '역사애서(愛書)'라는 동아리 소속 학생 5명이 1919년 임시정부수립, 3·1만세 운동 10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의 속삭임>이라는 제목의 단편소설을 썼다. 올해 4월부터 11월까지 역사와 인물 생애를 탐구했다. 소설은 청소년 시각으로 일제강점기 독립을 위해 애썼던 독립운동가의 삶을 바라보고 있다.

책을 쓴 공민서 학생은 "독립운동가에 대한 글쓰기를 진행하던 중 '정정화' 선생님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됐다. 자료를 조사하면서 독립운동을 위해 힘쓰셨던 수많은 인물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다. 이 책을 읽는 모두가 독립운동가들의 활동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거제장평중은 지난달 24일 <황금빛글> 출판 기념회를 열었다. <황금빛글>은 지난 4월 시작한 책 출판하기 장기 프로젝트다. 북적북적 독서 동아리, 황금들보물기자단 학생들이 글쓰기 계획부터 초고쓰기, 고쳐쓰기, 삽화 제작하기, 애플리케이션에 작성하기, 편집하기 등에 참여했다.

<황금빛글> 1부에는 북적북적 독서 동아리 학생들이 '사랑'을 주제로 시, 소설, 수필 등을 직접 창작하여 실었다. 2부에는 황금들보물기자단 학생들이 기사문 형식으로 거제장평중 소식을 담아냈다. 3부에는 <황금빛글> 출간 소감문이 실렸다.

김해 대청초는 지난달 18일 6학년 학생 4명이 만든 그림책 출판 기념회를 했다.

'대청그림책놀이' 창작동아리는 3월부터 매주 수요일 6교시에 6학년 희망 학생 5명으로 구성돼 활동했다. 3월에는 그림책 창작동아리가 소개되고 희망 학생들이 찾아와 '대청그림책놀이'부가 탄생했다. 4월에는 조윤서 그림책 작가가 그림책을 펴내는 이야기를 학생들에게 전했다. 5월부터 학생들은 학교와 집, 자연, 사람, 동물 등 주변의 다양한 소재에서 상상력과 창의력이 가미된 기발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6월부터는 만든 이야기를 다듬고 그림으로 그려보는 활동을 했다.

산청초는 5, 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학생 인문·책 쓰기 동아리를 운영했다. 산청초는 이 동아리를 바탕으로 14명의 작가 만들기 프로젝트 '나만의 책 만들기'를 했다.

활동에 참여한 한 6학년 학생은 "내 이름으로 된 동화가 책이 되어 나온 것이 가장 보람되고 감동적이다"라고 말했다.

출간한 책은 창원 '지혜의 바다' 도서관과 산청초 도서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 거북이 모양 벤치를 만든 사천 서포초 학생들. /사천 서포초
▲ 거북이 모양 벤치를 만든 사천 서포초 학생들. /사천 서포초

◇벤치도, 영화도 만들고 = 학생들이 직접 벤치를 만들기도 하고, 영화를 제작해보기도 했다.

사천 서포초는 마을 공간 재구조화 프로젝트 수업을 했다. 주제는 서포청소년센터에 있으면서 학교 학생들이 방과 후나 주말에 이용하는 별주부 작은 도서관 입구에 벤치를 설치하는 것이었다.

서포 비토섬 전설을 토대로 거북이 모양 벤치를 만들자는 의견이 모였고, 목공 전문가 도움을 받아 전체적인 모양을 만들었다. 학생들은 목공방을 방문해 벤치에 색칠을 하고, 등껍데기에는 단추를 붙여서 벤치를 완성했다.

창원예술학교는 최근 '○○에게', '비행' 등 3학년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영화 작품으로 시사회를 열었다.

창원예술학교는 2019학년도 1학기에 공동교육과정(영화제작실습)을 개설해 운영했다. 창원여고, 창원고, 경일여고 등 인근 고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일반고에서 개설하기 힘든 전문교과 과목을 개설한 것이다.

수업은 1학기에 마쳤지만, 3학년 학생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12월에 영화 시사회를 열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수업을 담당한 강윤현·김미경 교사는 "이번 수업으로 학생들이 영화를 제작하는 전 과정을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다. 영화 작품은 연기자와 시나리오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물과 밥을 나르는 소소한 일부터 보조출연자의 역할, 조명과 마이크 붐을 잡고 있는 노동과 같은 일 등 전 스태프가 협업하고 함께해야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학생들이 몸소 체험할 수 있어서 의미 있는 수업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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