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창원·명서시장 시행
애기똥풀 "소비자도 노력해야"

"테이프가 사라진 대형상점 자율포장대, 불평만 하지 말고 인식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요?"

사회적협동조합 애기똥풀과 경남도, 홈플러스 창원점과 창원 명서시장이 손을 잡고 '공유 장바구니'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대형상점 자율포장대에는 종이상자만 남고 포장용 테이프와 플라스틱 끈이 사라졌다. 환경부는 애초 자율포장대 종이상자 자체를 없앨 계획이었지만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로 테이프와 끈만 없앴다. 하지만, 제도 시행 일주일 만에 마트에서 테이프를 사거나 집에서 가져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환경을 고려해 불편은 감수하겠다는 소비자 인식 개선 노력이 함께 진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애기똥풀은 지난해 말부터 홈플러스 창원점·명서시장 상인회와 손을 잡고 공유 장바구니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경남사회혁신리빙랩에서 지원한다.

홈플러스 창원점 5층 에스컬레이터 쪽에는 분리수거 포장대가 설치돼 있다. 분리수거 포장대는 생산단계에서 만들어지는 불필요한 포장재를 없애고자 판매처에서 판매한 쓰레기를 함께 처리한다는 취지다. 포장대 옆에는 장바구니가 걸려 있어 과대 포장재를 분리 배출하고 장바구니에 담아 갔다가 재방문 때 반납하면 된다.

▲ 창원 명서시장상인회 이단영 실장이 고객에게 장바구니를 대여하고 있다.  /경남도
▲ 창원 명서시장상인회 이단영 실장이 고객에게 장바구니를 대여하고 있다. /경남도

이 장소는 이후 교육장소로도 활용될 예정이어서 벽에 분리배출 방법과 미세 플라스틱 소개글 등이 붙어 있다. 장바구니는 크기와 색, 재질이 모두 다르다. 장바구니는 따로 제작한 게 아니라 애기똥풀 회원들로부터 안 쓰는 장바구니와 친환경가방(에코백)을 받아 걸어뒀다. 황지연 애기똥풀 대표는 "소비자도 어느 정도 불편함은 감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회용품·물티슈 등 플라스틱 사용을 남발하면서 미세먼지 대책이 미흡하다고 정책 탓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집에만 있는 장바구니를 밖에서 돌려쓰다 보면 자율포장대 종이상자도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애기똥풀은 에코백(장바구니) 5개를 기증하면 20ℓ 종량제봉투로 교환하는 이벤트를 수시로 하고 있다. 공유 장바구니는 하루 10개 정도 나가지만, 회수되는 사례는 드물다.

명서시장에서도 공유 장바구니를 사용할 수 있다. 명서시장은 1000원 보증금을 받고 장바구니를 대여하고, 반납하면 돈을 환급해준다. 명서시장은 공유 장바구니 참여 가게를 모집해 시장 화폐를 지원하고 있다. 명서시장 200여 개 점포 중 상인회 사무실 인근 10개 점포가 참여하고 있다.

이단영 명서전통시장 상인회 실장은 "애기똥풀에서 설치한 장바구니 대여대가 상인회 사무실에 있다. 사무실과 거리가 떨어진 점포 이용 고객은 한참을 걸어와 장바구니를 빌려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 거점 점포를 두는 등 개선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기똥풀은 홈플러스 창원점과 명서시장에서 시범 사업을 진행한 후 공유 장바구니 설치 장소를 확대할 계획이다. 집에서 누비자 자전거를 타고 갔다가 회사 근처에 반납하는 것처럼, 상점과 시장 인근마다 장바구니 비치대를 설치하는 안도 창원시에 제안할 계획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