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 감소세·잇단 폭행 물의
39번째 시즌 앞두고 속앓이

프로야구가 올해 '관중 명예회복'을 할 수 있을까.

지난해 KBO리그는 누적 관중 728만 6800여 명을 기록했다. 국내 4대 스포츠(야구, 축구, 농구, 배구) 가운데 관중 동원력은 단연 돋보였으나, 4년 만에 800만 관중이 무너졌다. 더군다나 2017년 840만 688명을 기록한 이후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올해 관중 면에서 다시 상승곡선을 꿈꾸고 있을 프로야구이나 새해 벽두부터 분위기는 좋지 않다. 코치·선수의 잇따른 폭행 사건이 일어나서다.

NC다이노스 2군 코치 ㄱ 씨는 지난 4일 오전 3시께 인천 남동구 자택에서 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을 폭행해 물의를 빚었다.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은 ㄱ 씨는 곧바로 입건돼 경찰 조사를 받았다.

뜻하지 않게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린 NC 구단은 "경찰 입건 사실을 확인하고 4일 오후 KBO클린베이스볼센터에 품위손상행위로 신고했다"며 "ㄱ 코치와는 2020년 재계약하지 않기로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ㄱ 코치도 7일 자신의 짐을 정리하고 구단에 자진 계약 종료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NC는 또 "구단은 2군 수비코치를 다시 뽑을 예정"이라며 "팬 기대에 실망을 안겨드린 것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2일에는 LG트윈스 소속 투수 ㄴ 씨의 폭행 사건이 터져 나왔다. 여자친구와 다투던 ㄴ 투수는 이를 말리던 시민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ㄴ 씨를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ㄴ 투수는 지난달 29일 오전 1시 40분께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 아파트 인근에서 한 시민 얼굴을 수차례 때린 혐의를 받았다.

당시 시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ㄴ 투수를 임의 동행해 조사했으나 ㄴ 투수가 만취한 상태에서 진술을 거부해 인적 사항만 확인하고 일단 귀가시켰다. 경찰은 ㄴ 투수를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ㄴ 투수는 2013년 LG트윈스에 입단해 2018년 1군에 데뷔한 선수로 알려졌다. 혐의가 사실로 밝혀지면 KBO의 징계와 구단 자체 징계가 잇따를 예정이다.

그동안 불법 도박과 금지약물 복용, 음주사고 등 수차례 사건·사고에 휘말렸던 KBO리그다. 올해는 다를 듯했으나 새해부터 이미지 쇄신에 실패한 모양새다.

사건·사고가 터질 때마다 KBO리그는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클린베이스볼을 외쳤으나 학습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역시 정운찬 KBO 총재가 신년사를 통해 '클린베이스볼 확립', '부정행위 예방 교육 강화' 등을 외쳤으나 무용지물이 됐다.

800만 관중 시대 영광 재현을 넘어 리그 품격을 높이려는 KBO리그. 하지만 새해 초 들려온 소식을 봤을 땐 갈 길이 멀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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