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 탓 한반도 영향 적어
오늘 낮부터 평년 추위 전망

이례적으로 따뜻한 겨울 날씨에 남부지방에서는 1월에 느닷없이 봄이 찾아온 듯 기온이 올랐다.

7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제주의 최고 기온은 23.6도를 기록했다. 이는 사상 가장 높은 1월 일 최고기온이다. 최고치를 경신하지 않았지만 통영 18.2도, 창원 15.3도, 부산 17.5도 등 남부지방 곳곳이 이례적으로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이날 포근한 날씨는 평소보다 따뜻한 겨울 날씨가 이어지던 가운데 이례적인 기압계 영향까지 더해져 빚어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겨울철 추위는 우리나라 쪽으로 차가운 시베리아 고기압이 내려오면서 나타난다. 그런데 온난화 여파로 올겨울 시베리아 기온이 다른 해보다 높은 상황이다. 최근 7일 시베리아 상공 1500m 기온은 평년보다 6도 안팎으로 높았다.

약해진 시베리아 고기압은 이날 기압계에도 영향을 줬다.

현재 대만과 중국 남부 등 우리나라 남쪽에도 고기압이 자리 잡고 있다.

▲ 비교적 포근한 날씨를 보인 지난 4일 창원시 진해구 진해루 앞 바닷가에서 많은 시민들이 산책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
▲ 비교적 포근한 날씨를 보인 지난 4일 창원시 진해구 진해루 앞 바닷가에서 많은 시민들이 산책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

고기압은 시계방향으로 회전하는 성향을 보이는데, 이 때문에 남쪽에 있는 고기압에선 온난 습윤한 남서기류를 우리나라 쪽으로 유입시킨다.

보통 시베리아 고기압이 강한 겨울철에는 남쪽에 고기압이 있더라도 이 같은 남서기류가 우리나라 쪽으로 밀고 올라오지 못한다.

그러나 최근처럼 시베리아 온도가 높을 때는 시베리아 고기압이 우리나라 쪽으로 약하고 느린 속도로 내려오는 탓에 남서기류를 막지 못한다.

반면 우리나라 남쪽 고기압은 평소보다 크게 발달해 있는데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1∼2도가량 높기 때문이다.

시베리아 고기압의 강도는 약하고 남쪽 고기압 영향은 강하다 보니 우리나라 쪽에 온난 습윤한 남서 기류 영향이 한층 커진 셈이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현재 우리나라에 형성된 기압계는 보통 봄철인 3∼4월에 흔히 나타나는 기압계"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밤부터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8일 오전 이후 포근한 날씨도 차츰 평년 수준의 날씨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8일 아침 최저기온은 3∼8도, 낮 최고기온은 3∼11도로 예보됐다. 9일에는 아침 최저기온이 -8∼3도, 낮 최고기온은 1∼9도를 나타내겠다.

윤 통보관은 "9일 최저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지만 평년 수준의 추위로 예상된다"며 "시베리아 고기압이 예전만큼 강하지 않아 기온 하강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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