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41대 추돌 등 하루에만 블랙아이스 추정사고 40건
도내 우려 구간 108곳…"미포함 도로도 위험 주의해야"

6일 새벽부터 내린 비로 경남에서 '도로 결빙(블랙아이스)' 사고가 잇따랐다. 이번 비는 8일까지 예보돼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합천에서 이날 아침 차량 수십 대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오전 6시 40분께 합천군 대양면 도리 국도 33호선 합천읍 방향 내리막길에서 차량 41대가 추돌했다. 경찰은 이날 새벽부터 내린 비가 도로에 얼어붙어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사고 수습과 함께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다행히 이날 사고에서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10명의 부상자가 발생해 합천과 진주, 대구 등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합천군에는 새벽부터 1.8㎜ 비가 내렸으며 기온은 영하 0.1도로 확인됐다.

의령에서도 도로 결빙 추정 사고가 14건 발생해 4명이 다쳤다. 의령 낙서면에서 부림면으로 가는 방향 오소고개에서 도로 결빙으로 차량 5대가 차례로 미끄러졌다. 이 외에도 이날 오전에만 함안·산청·진주 등에서 블랙아이스 추정 사고 40건이 발생했다.

블랙아이스는 도로 위에 생긴 '살얼음'으로 눈·비·서리가 내린 뒤 터널 전후, 그늘진 도로, 고갯길에서 주로 발생한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경남본부는 블랙아이스 상태 도로는 차량 제동과 조향이 어려워 치사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2016∼2018년 경남에서 발생한 빙판길 사고는 모두 110건인데 치사율이 4.55%(5명)였다. 물기가 없는 마른 도로에서 교통사고 치사율(2.85%)보다 1.6배 높은 것이다.

▲ 6일 오전 합천군 대양면 한 도로에서 승용차, 트럭 등 40여 대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운전자들이 도로 위에 나와 있다.  /연합뉴스
▲ 6일 오전 합천군 대양면 한 도로에서 승용차, 트럭 등 40여 대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운전자들이 도로 위에 나와 있다. /연합뉴스

경남지방경찰청이 도내 블랙아이스 우려 구간을 조사한 결과 58곳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보고 외에도 시·군 경찰서에서 따로 관리하는 구간까지 합치면 108곳으로 늘어난다.

창원이 20곳으로 가장 많고 김해 15곳, 의령 5곳, 사천 4곳, 통영 3곳 등이다. 창원은 2018년 3중 추돌사고 등 총 4회 사고가 발생한 감계힐스테이트 4차 앞 도로(0.6㎞)가 포함됐다. 신촌광장∼장복터널(4㎞), 불모산 교차로(1.9㎞), 굴현터널∼화천교차로(3.6㎞) 구간 등도 포함됐다.

지난겨울(2019년 1월) 6중 추돌 사고가 난 창녕 남지읍 국도 5호선 낙동대교(1㎞)와 2중 추돌 사고가 발생한 국도 79호선 외암교차로(0.5㎞) 등이 블랙아이스 우려 구간이다.

이날 41대 추돌 사고가 난 합천 지역과 5대가 미끄러진 의령 부림면은 블랙아이스 우려 구간에 포함되지 않았다. 의령경찰서는 "블랙아이스 우려 지역은 주로 터널 부근과 고개지만, 눈·비가 내리고 나서 그늘지거나 비탈진 곳은 어디라도 안전하지 않다"며 "6일 사고가 난 오소고개도 경사가 심하지도 않은데 살얼음 위를 지나는 차가 브레이크를 잡아 미끄러졌다"고 설명했다.

경남지방경찰청은 김해서부경찰서에서 처음으로 시행한 '블랙아이스 알람제'를 전 지역으로 전파해 대응하고 있다. 블랙아이스 알람제는 지구대·파출소에서 순찰 활동을 강화해 결빙구간을 파악하고, 김해시·도로관리청 등 관련 기관에 알림을 줘 협력하는 시스템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비는 7일까지 내리다 8일 새벽 대부분 지역에서 잦아들지만 서부내륙은 오전(12시)까지 내리는 것으로 예보됐다. 6일 강수량(오후 4시 기준)은 합천 9.6㎜, 산청 9.3㎜, 함양 9㎜, 밀양 8.5㎜, 창녕 8㎜를 기록했다.

기상청은 "7·8일 새벽 시간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을 중심으로 비가 올 것으로 예상한다. 8일 오전 거창, 합천, 함양, 하동, 산청지역에서는 비가 눈으로 바뀌어 내릴 가능성이 있어 미끄러운 곳이 있겠으니 교통안전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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