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경상대병원이 응급실을 비우고 회식을 한 것에 대한 다양한 방어적 표현이 이해하기 어렵다. 응급실은 단순히 생각해도 긴급한 상황을 위해 마련된 곳이다. 그런데 회식 때문에 자리를 비우고, 또 회식을 학회·포럼과 같은 공식적인 일정으로 여기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특히 병원 관계자 해명은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도 보였지만 핵심은 '우리는 잘못한 것이 없다. 법을 어기지 않았다. 다른 병원도 다 그렇게 한다'였다. 그 다른 병원이 어느 병원인지 알 수 없다.

경상대병원은 영리 목적 병원이 아닌 국가 예산으로 운영되는 지역공공의료기관이자 응급의료기관이다. 때문에 많은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것이다. 이번 사안을 두고 병원과 일각에서는 '의사는 술도 못마시느냐'라고 한다. <경남도민일보>를 비롯해 여러 매체에서 지적한 문제점의 핵심은 '술을 마셨다'는 것이 아니다. 굳이 무리를 해서까지 흉부외과와 신경외과 등 의료진이 모두 참석하는 송년회식을 했어야 했느냐는 것이다. 여러 매체는 술이 아닌 '긴급상황 대응'을 지적했다. 당일 한 환자는 작은 수술이나 처방이 필요해 응급실을 찾았지만 이용하지 못했다.

병원 내에서도 응급실을 '유니클로'에 비유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환자가 고객이라면 의료진은 매장 직원이다. 근데 응급실에 환자보다 의료진이 훨씬 많다. 물론 응급실에 환자가 많은 것이 좋은 일은 아니지만, 대학병원의 역할에 비춰보면 그만큼 창원경상대병원에 대한 환자의 인식이 나쁘다고 우리는 보고 있다"고 했다.

의료진 전원이 참석하는 송년회식이 불법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당일 재난대응 모의훈련을 하며 병원 측이 밝혔듯 환자를 위한 적극적인 대응을 하는 경상대병원이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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