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 기운 넘치고 세상의 화평 비는 날
올 한해도 경제 활기 찾고 기쁨 넘치길

2020 경자년 새해가 밝았다. 저마다 부푼 희망 속에 소망을 실어 힘차게 치솟아 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심원(心願)의 발원을 토했으리라. 어쩌면 인간이 가진 욕구의 분출로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제적 상황에 그나마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자그마한 내면의 가냘픈 신음과도 같은 기대이기도 했다. 이른 아침부터 새해맞이 일출을 보기 위해 몰려든 망운산사의 진풍경으로 이어지면서 산사에서 마련한 새해맞이 떡국으로 허기를 달랬다. 부디 바라옵건대 올 한 해만큼은 국태민안과 민생경제가 활기를 되찾길 한결같은 믿음으로 기원해본다. 모두가 복덕이 구족(具足)하소서!

사람은 누구나 기운의 생기 속에서 살고 있다. 하늘의 기운(天氣), 땅의 기운(地氣), 물 기운(水氣), 바람 기운(風氣) 등 거기에 해와 달의 기운과 자연 만물의 기운이 한데 엉켜 생명을 부지하고 있다. 태양계를 중심으로 한 지구상의 물체들은 특히 해와 달·별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고 살기에 그 영향의 시기를 계절에 따라 구분한 것이 소위 절기다. 입춘(立春)은 양력으로 2월 4일경 태양이 시황경 315도에 있을 때를 비롯해 약 15일간을 입춘으로 본다.

입춘은 봄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다. 찬 기운이 아직 남아 있지만 봄을 맞이하는 첫날로서 민속 가운데 갖가지 행사가 펼쳐진다. 입춘 전날 동절의 마지막 시간이 지나면 그날 밤을 '해넘이'라고 해서 콩이나 팥을 방이나 문에 뿌려서 마귀를 쫓고 새해를 맞이한다. 뱃사람들은 입춘을 기해 곡식의 뿌리가 파릇파릇하게 시작되는 88야(八十八夜)로 보았고 태풍도 이날부터 210일이나 220일 사이에 온다는 것을 예측했다. 입춘날 춘첩자를 써 기둥이나 대문에 붙였다. 이것을 '춘첩자(春帖子)'라 하고 세속에서는 '입춘부(立春符)'라고도 불렀다. 주로 수여산 부여해(壽如山 富如海), 거천재 내백복(去千災 來百福), 또는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 등 상서로움을 맞는 글귀를 썼다. 주로 사람들이 바라는 수복, 피재, 길경, 안족, 태평 등이다. 봄이 오면 부귀가 불어나고 위아래 사람들이 서로 화평하고 봄기운이 집안에 가득 차게 되기를 특별히 기원한 글들이다. 또한, 각 지방에서는 입춘굿으로 봄을 맞기도 했다. 특히 사찰에서는 입춘불공을 통해서 가난하고 헐벗은 이웃들을 위해서 봉사와 위안을 위해 치르기도 한다. 이같이 복(福)을 지으면 재앙은 절로 물러나고 덕을 쌓으면 인심은 후해져서 삶의 보람과 영광을 경험할 수 있다. 입춘방편을 통해서 사실적인 불사가 이루어지게 된다면 민속신앙이 도리어 정방편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아야겠다.

한 해가 시작되었다. 어찌 보면 사람이라는 존재는 그저 바람에 불과하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속에 곧 설도 맞이하고 나면 이어서 입춘이 코앞이다. 각기 스스로 내면의 힘으로 생명을 관찰하고 생명의 근원을 통해 베푸는 것으로 한 해를 시작하면, 그 기쁨과 행복감은 강과 일의 성취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와 공덕임을 깨닫게 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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