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子)·축(丑)·인(寅)·묘(卯)…식의 십이지(十二支)에 관한 이런 민간설화가 있습니다. 어느 날 신이 천상의 문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가장 먼저 도착한 순서대로 서열을 정하겠노라." 부지런한 소가 맨 먼저 문 앞에 다다랐지만 정작 1등은 쥐였습니다. 소의 등에 올라타고 있다가 문 앞에서 소보다 한발 앞서 뛰어내렸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쥐(子) 1등, 소(丑) 2등…식으로 열두 띠의 자리 순서가 정해졌다는 것입니다.

그 약삭빠른 '1등 쥐'의 해인 경자(庚子)년·2020년 새해입니다. 2000년대에 들어 만물의 영장인 인간의 자존심에 금이 가는 과학적 증거가 하나, 둘 늘어났습니다. 2002년 12월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따르면 쥐가 인간의 유전자와 99% 구조적으로 유사하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는데, 쥐와 인간은 각각 3만여 개의 유전자가 같았고, 불과 300개만이 다르다는 걸 밝혀주었습니다.

누군가 글로 "요즘 생쥐가

형제로 느껴져 전율한다"

했던 말이 새삼스럽네

새해엔 어둠 속 생쥐처럼

떼 지어

음흉 계략을 꾸미는

'쥐새끼'만은 없길 바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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