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라 생겨나는 다양한 형태의 공동체
더불어 사는 삶 실천하고 행동하는 그들

'전환점'. 올해 초 경남도민일보가 던진 화두였다. 창간 20주년, 사람 나이로 성년이 됐으니 뭔가 변화가 필요한 시기다. 3·1독립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부마항쟁 40주년이라는 대외적인 큰 의미까지 보태지면서 진보하는 역사의 한고비가 되는 해가 되길 기대했다.

이 주제어로 '지역을 지키는 사람들'이라는 기획기사를 준비했다. 줄여서 '지지자(者)'라고 했다. 기획 제안은 한 지인의 푸념에서 비롯됐다. 지난 연말 오랜만에 통화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그는 "우리 지역에는 시민단체가 하나도 없어 안타깝다"고 했다. 시민단체가 있었으면 지역 현안과 관련해 행정이나 의회를 감시·비판하고, 더 적극적으로 지역민 목소리를 낼 텐데 그런 창구가 없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시민단체가 없었다면 한국사회 민주주의는 훨씬 더디지 않았을까. NGO(비정부기구)라는 개념이 확산하고, 사회·노동·환경·경제·교육·문화 등 각종 분야에서 시민단체가 생겨난 게 길어야 30년 정도 될 것이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하나둘씩 생겨난 시민단체는 전국 곳곳에 뿌리내렸다.

20년 전 입사 초반, 경남지역 NGO를 찾아 소개하는 기사를 썼던 기억이 난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하는 곳도 있고, 수많은 부침을 겪다 사라진 곳도 있다. 지금도 지역마다 다양한 형태의 시민단체가 생겨나고 있다. 공동체(커뮤니티) 또는 협동조합 등 이름으로 주민들 스스로 자신이 사는 지역을 조금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바꾸려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내 삶을 바꾸는 자치분권'이라는 구호는 시민이 자발적으로 움직일 때 그 가치가 빛난다. '지지자'는 그런 사람들과 단체를 찾는 과정이었다.

양산 소소서원 이우석 대표(1월 7일)를 시작으로 창녕맘모여라 오현정 대표(1월 21일), 하동 주민공정여행사 놀루와(2월 11일), 산청산음골 인형극봉사단(3월 4일), 통영시지속가능발전교육재단 세자트라센터(3월 25일), 함안 아라가야향토사연구회(4월 8일), 교육희망사천학부모회 박남희 사무국장(5월 7일), 밀양독립운동사연구소(5월 20일), 김해작은도서관협의회(6월 10일), 거창협동조합 아날(6월 24일), 진주교육공동체 결(7월 8일), 양산온라인카페 웅상이야기(7월 22일), 거제공동육아조합(8월 8일)까지 모두 13회가 연재됐다. 경남 18개 시·군에서 겨우 13개였다. 아직도 소개하지 못한 곳이 셀 수 없다.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는 사람들, 행동하는 양심이 그들이었다. 그들을 지지한다.

사람마다 전환점이 되는 시기가 다를 테다. 모두에게 인생에서 새로운 전환점이 되는 새해가 되길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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