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전 신화의 주역들이 2020년 K리그 주역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미 FC서울 최용수, 인천유나이티드 유상철 감독이 있었다. 여기에 성남FC 김남일, 대전시티즌 황선홍, 경남FC 설기현 감독까지 가세하며 이들 5명의 지략 맞대결도 리그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최근 취임한 설기현 경남FC 감독이 지난 27일 30분 가까이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던진 화두는 변화, 영리한 선수, 유스 육성, 재미있는 축구 등 다양했다. 기자가 내년 경남FC를 전망하면서 '행복회로'라고 하는 까닭은 2002세대가 2020 주역으로 부상했다는 것뿐만 아니라 설 감독이 특히 '유스 육성'에 의지를 보였다는 것 때문이다.

경남FC는 현재 U-18로 진주고, U-15로 군북중을 두고 있다. U-12는 클럽으로 운영하고 어린이 축구교실도 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어린이 축구교실부터 단계를 거치며 검증된 선수가 경남FC에 입단해 프로 리그에서 뛰는 것이다. 경남 구단에서 이런 연계는 지금까지 거의 없었다. 현재 유스 출신으로 골키퍼 강신우와 스트라이커 이승엽, 수비수 이형석 등이 있다. 이승엽은 올해 단 1경기에 출전했을 뿐이고 이형석은 R리그 17경기에 출전한 게 전부다. 강신우도 지난해 올해 통틀어 R리그 24경기에 출전했다.

이들은 이른바 '성골'이라고 할 수 있는 토월중(당시 경남 U-15)-진주고를 거친 경남 유스 출신이다. 데뷔 시즌부터 그라운드를 지배하는 선수가 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하지만 꾸준히 출전 기회를 준다면 성장한다는 모델을 김준범이 보여줬다. 진주고에 입학했다가 부평고로 전학 갔던 김준범은 지난해와 올해 50경기에 꾸준히 출전 기회를 받았고, 경남에 거액의 이적료를 남기고 인천유나이티드로 옮겼다.

경남 유스 출신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지배하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행복'을 가불해본다. 설 감독의 구상이 실현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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