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계산 때 끝내 메워지는 자리
초심자 얼핏 봐서는 구별 못해

옥집은 일명 가짜집이라 말하는데 집의 형태이지만 나중에 메워야 할 곳이다. 집은 집인데 가짜집이라니. 천장이 없다는 말인가, 벽이 없다는 말인가. 아니면 몽골의 유목민처럼 옮겨 다니며 짓는 게르(Ger)인가. 바둑 초심자의 경우 옥집과 진짜 집을 구별하지 못해 계가(집계산)를 할 때 집으로 계산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옥집을 알고자 한다면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공배를 알면 옥집도 자연스레 터득하는 것이다.

공배는 영어로 리버티(liberty), 일본어로는 다메(ダメ)라 한다. 리버티는 자유, 해방 또는 특권을 가지는 구역, 자유 지역이라는 뜻으로 바둑돌이 자유롭게 세력을 뻗칠 곳이라는 개념을 가진 말이며, 다메는 무익한 것, 헛된 것, 쓰임이 없는 것, 보람 없는 것이라는 뜻으로 쓸모없는 빈 밭이라는 개념을 표현하는 말이다. 종국(終局)할 때가 되면 서로 교대로 공배를 메워 알아보기 쉽게 집정돈을 하고 계가를 한다. (출처 : 서림문화사 바둑용어사전)

▲ 〈그림1〉
▲ 〈그림1〉
▲ 〈그림2〉
▲ 〈그림2〉

공배는 <그림1>과 같이 ×표시된 곳들로 흑돌과 백돌의 경계가 교차하지만 두어보아야 집이 되지 않는 곳을 말한다.

×의 곳을 다 두고 나면 A의 곳은 단수가 된 형태이다. 즉 흑은 <그림2>처럼 A의 자리를 이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A의 자리를 옥집이라 하는 것이다. 끝에 가서는 메워야 할 곳, 나의 집이 되지 않는 곳. 서글픈 옥집인 것이다.

2019년 7월 3일 기준 통계청 (일반가구)행정구역별 점유 형태를 보면 전국 평균 자가의 비율은 57.7%, 전세는 15.2%, 월세는 27.1%에 달한다.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네댓은 자신 소유의 집이 아닌 전세나 월세로 살고 있다는 말이다.

현재 옥집에서 살고 있지만 열심히 노력하면 진짜 자신의 집에서 살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사는 아름다운 이들에게 이 글을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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