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거제 박민수 조각전
대칭미 강조한 문양 매료

몇 개의 철을 이어붙인 걸까. 어른 키만큼 큰 작품을 보는 내내 궁금하다. 뫼비우스 띠처럼 연결된 작품은 어디가 시작인지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다. 형체는 거대하지만 속은 텅 비었다. 선을 연결해 완성했으나 어느 덩어리보다 웅장하다. 우리 사는 세상 같기도 하다.

갤러리거제(Gallery Geoje·대표 정홍연)는 지난달부터 2019년 여섯 번째 기획초대전으로 조각전 'SYMMETRY(시메트리, 대칭)' 전시를 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제14회 섬꽃축제에서 열린 갤러리거제 특별전 '섬꽃아트쇼'에서도 소개했던 조각가 박민수(Min-Su Park·朴民洙)가 12년 만에 여는 개인전이다. 박민수 작가는 현재 한국과 일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젊은 조각가다. 2008년 서울시립대학원 환경조각학과를 졸업하고 작년인 2018년, 도쿄예술대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선과 여백으로 만들어진 독특한 시각적 패턴은 묘하게 대칭을 이룬다. 작가는 이를 통해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자연과 세상의 논리를 전한다.

▲ 갤러리거제 박민수 조각전 'SYMMETRY(시메트리, 대칭)' 전시 작품. /김해수 기자
▲ 갤러리거제 박민수 조각전 'SYMMETRY(시메트리, 대칭)' 전시 작품. /김해수 기자

작품은 보기에 아름답지만 작업은 치밀하고 섬세하다. 철저한 계산 하에 만들어진 문양은 보면 볼수록 작품에 빠져들게 한다. 특히 관객의 시선에 따라 변화하는 작품은 유연하고 상대적인 것들로 가득한 세계를 표현하는 미로와 같다.

곧게 뻗은 직선을 이용해 곡선미를 표현했다는 점도 재미있다. 철이 산화해 세월의 흔적을 입은 작품은 인공의 조형물에서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정홍연 대표는 "작가가 작품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호기심을 갖고 한 땀 한 땀 완성한 작업의 비밀을 찾아보면 전시를 더 즐겁게 관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갤러리거제는 2020년 봄맞이 첫 전시로 섬진강의 아름다움을 그리는 박현효 작가 기획초대전을 열 예정이다.

전시는 오는 31일까지. 문의 갤러리거제(055-634-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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