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잇단 강수 전망
빙판길 미끄럼사고 우려
"위험구간 미리 인지를"

전국에서 '도로 결빙(블랙 아이스)'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비교적 따뜻한 경남에서는 자칫 방심하기 쉽지만, 지난해 12월 도로 결빙으로 하루 오전에만 69건 교통사고가 난 적이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부산지방기상청은 경남지역에 25일 밤부터 26일 낮까지 약 5㎜ 미만, 29~30일 비가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27~28일 찬 대륙고기압 영향으로 아침 기온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겨울에는 도로 위 얇게 얼어붙는 블랙 아이스 현상을 주의해야 한다. 블랙 아이스는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면서 녹았던 눈이나 비가 얇은 빙판으로 변하는 현상이다. 비나 눈으로 검은 도로 표면에 생긴 얇고 투명한 얼음층은 운전자가 눈으로 볼 때 얼었는지 구별하기 쉽지 않다. 특히 주위가 어두우면 단순히 도로가 젖어 있다고 착각하기 쉽다.

지난 14일 경북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 연쇄 추돌사고로 모두 7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쳤다. 차량 8대가 불에 타고 35대가 파손됐다. 경찰은 이날 사고를 블랙 아이스가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충북 영동군 4번 국도에서도 빙판길에 차량 6대가 연쇄 추돌했다.

▲ 겨울철 도로가 곧잘 얼면서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빙판길로 변한 도로. /경남도민일보 DB
▲ 겨울철 도로가 곧잘 얼면서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빙판길로 변한 도로. /경남도민일보 DB

지난해 겨울 경남에서도 도로 결빙으로 교통사고가 잇따른 적 있다. 지난해 12월 17일 오전 경남에서도 전날 내린 비로 도로가 얼어붙으면서 교통사고 69건이 발생해 2명이 숨지고 134명이 다쳤다. 이날 창원시가 도로 결빙에 대비해 우려 지역에 염화칼슘을 뿌려 사고에 대비했지만 성산구 양곡동 두산볼보로, 성주동 성주고가도로, 의창구 북면 정렬대로, 동읍 의창대로, 진해구 진해대로 남문동·마천동 인근 등에서만 17건 사고가 났다.

당시 송모(34·창원) 씨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 송 씨는 "지난해 12월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던 새벽에 두산볼보로 인근에서 차량이 수평으로 한 바퀴 돈 적이 있다. 새벽이라 다른 차량이 없어서 천만다행이었다"고 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경남본부는 블랙아이스 상태 도로에서 차량 제동과 조향이 어려워 치사율이 높다고 했다.

2016~2018년 경남에서 발생한 빙판길 사고는 모두 110건인데 치사율은 4.55%(5명)였다. 물기가 없는 마른 도로에서 교통사고 치사율(2.85%)보다 1.6배 높은 것이다.

교통안전공단이 지난 2017년 빙판길 교통사고 위험성을 실험했더니 빙판길은 마른 노면보다 차량 제동거리도 늘어나고 운전 조작도 어려워져 7.7배 더 위험했다. 특히 빙판길에서 차량 속도가 시속 30㎞를 넘으면 제어가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랙아이스가 생긴 도로는 일반 도로보다 14배, 눈길보다는 6배 더 미끄럽다.

김승일 교통안전공단 경남본부장은 "운전자는 겨울철 블랙아이스 현상이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도로 상황이나 교통 정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며 "특히 산길, 교량, 터널 진출입구 등 결빙이 자주 발생하는 구간은 특별히 더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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