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요구 들고 수일째 농성
"행정실장에 안전 책임 전가"
도교육청 "노조와 계속 협의"

경남도교육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이 소방안전관리자를 현행 학교 행정실장에서 학교장으로 바꿔 달라고 요구하며 단식농성 중이다.

경남교육노조는 19일 경남도교육청에 10대 요구안을 제시하며 진영민 위원장이 노숙 단식농성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 위원장은 지난 16일부터 도교육청 현관 앞 천막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경남교육노조는 △소방안전관리자 학교장 선임 △시설관리 지방공무원 신규 채용 △학교 보건업무(석면, 공기청정, 미세먼지, 먹는 물, 교직원 건강검진), 학교 안전업무를 교무실 해당 부서에서 담당 △교직원 책임배상보험 변경 가입 △교육공무직 인건비·인사업무 등 지방공무원 업무 가중 해소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 △나홀로 행정실장 해소 및 행정실무원 배치(배치기준안 마련) △학교운영위원회 행정실장 당연직 간사제 폐지 △소수 직렬 조합원 노동조건 개선 △6급 이하 지방공무원 공로연수 확대 △지방공무원 정원 및 승진 확대안 마련, 5급이 없는 직렬에 5급 신설 등 10가지를 도교육청에 요구했다.

이 중 소방안전관리자 학교장 선임 건과 교직원 책임배상보험 변경 가입 건은 지난 9월 발생한 김해 영운초교 사고와 관련이 있다. 사고 당시 소방안전관리자가 행정실장으로 돼 있어서 행정실장에게 안전 책임을 전적으로 묻고 있다는 주장이다.

▲ 진영민 경남교육노조 위원장이 19일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우귀화 기자
▲ 진영민 경남교육노조 위원장이 19일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우귀화 기자

진영민 위원장은 "학생들 안전, 학생 지도를 관리·감독하는 것은 교장이기에 행정실장이 아니라 교장이 소방안전관리자가 돼야 한다. 현재 초중등교육법에는 행정실을 둘 수 있다는 임의규정만 있다. 행정실을 법제화해서 행정실 인원, 역할 등을 법에 명시해서 분명히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현행 보험이 '교원 책임배상보험'으로 돼 있어 행정실장 등 지방공무원에게는 법률 지원, 배상 등의 지원이 없기에 '교직원 책임배상보험'으로 변경해서 가입해 달라고 했다.

경남교육노조는 오는 23일 도교육청에서 '지방공무원 노동자 권리 찾기 대회',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도교육청은 경남교육노조의 요구 사항 10건을 해당 부서에서 각각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도교육청 노사협력과 관계자는 "사안별로 담당 부서에서 1차 검토 의견을 위원장에게 전달하고 협의를 하고 있다. 아직 확인이 안 된 사항은 2차로 협의를 하고 있다. 노조 측과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지난 9월 30일 오전 8시 30분께 김해 영운초교 2학년 홍서홍(9) 군이 학교 건물 2층 계단과 복도 사이에서 갑자기 내려간 방화셔터에 목이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홍 군은 현재까지 의식불명 상태다.

홍 군 부모는 입원 치료 중인 홍 군을 간병하느라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됐고, 이에 교직원, 학생, 학부모 등이 1억 원이 넘는 성금을 모으기도 했다. 도교육청은 간병비 등이 학교안전공제회 지급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피해자의 부담이 크다는 지적에 따라 관련 법 개정 작업도 추진 중이다.

경찰은 학교 행정실장과 방화셔터 조작 담당자를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하고 관련 조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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