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제도개선연구단 2차 포럼
전형 유형 4가지로 단순화 등
잠재력·역량 평가로 전환 제안
교육부 공정성 강화방안 우려도

고교학점제에 기반을 둔 대입제도를 이제부터 만들어나가기 위한 대입제도 포럼이 경남에서 열렸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대입제도개선연구단은 17일 경남도교육청 2층 강당에서 '고교 학점제 안착을 지원하는 대입제도 개선 방안 포럼'을 열었다. 이 자리에 유은혜 교육부 장관이 참석해 연구단의 의견을 듣고,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 이후 대입제도 논의의 출발로 삼겠다고 밝혔다.

◇포럼, 왜 개최했나 = 이날 시도교육감협의회는 교육부의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 발표 후 대입제도개선연구단의 2차 연구 공감대 확산을 위해 포럼을 열었다.

지난 11월 경북 안동에서는 연구단이 시도교육감협의회에 연구 결과를 보고하는 형태였다면, 이번 포럼은 지난해 8월부터 1년간 논의해온 대입제도 개선 방안 연구를 최종적으로 대입 전문가, 현장 교사 등에게 알리기 위한 자리였다.

박종훈 연구단장(경남도교육감)은 "지난 11월 28일 정부가 발표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으로 학교는 지금 상당히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2025년 고교학점제 시행을 염두에 둔 향후의 교육 계획들이 자칫 위축되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며 "정부가 발표한 서울 주요 대학들의 정시 확대 방침은 순항 중인 교육현장의 긍정적인 변화 방향을 거꾸로 돌리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작년 8월부터 현장교사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해온 대입제도개선연구단의 연구 결과를 미래교육에 적합한 대입 제도 마련을 위해 제안했다.

▲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대입제도개선연구단이 주최한 고교학점제 안착을 지원하는 대입제도 개선방안 포럼이 17일 오후 경남도교육청 강당에서 열렸다. 대입제도개선연구단 단장인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대입제도개선연구단 2차 연구의 성과와 제언' 발표를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대입제도개선연구단이 주최한 고교학점제 안착을 지원하는 대입제도 개선방안 포럼이 17일 오후 경남도교육청 강당에서 열렸다. 대입제도개선연구단 단장인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대입제도개선연구단 2차 연구의 성과와 제언' 발표를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고교 학점제 기반 수능 논의 시작점 = 이날 연구단은 △수시·정시 선발 시기 통합 △학생부 전형, 교과전형, 수능전형, 실기전형 4가지로 전형 단순화 △공통 이수 필수과목에 한해 5단계 수능 절대평가화 △전 과목 절대평가 기반 6단계 성취도(A-B-C-D-E-F) 평가제 적용 △대입정책 거버넌스 구축 등을 제안했다.

고교학점제에서 수능은 모든 학생의 학력을 보장하는 책임교육 차원에서 정상적인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이 갖춰야 할 학력수준 성취를 측정하는 방향으로 활용돼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국어, 영어, 수학, 한국사, 통합사회, 통합과학 등 필수과목을 중심으로 5단계 절대평가(A, B, C, D, E)를 연중 7월, 12월 두 차례 재학 중 과목당 1회 시험을 치를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장광재 연구단 연구위원(숭덕고 교사)은 "현직 교사를 중심으로 구성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대입제도개선연구단 연구위원들이 연구보고서를 작성하면서 함께 합의한 내용은 첫째도, 마지막도 고교 교육 과정 정상화였다"며 "2022년 고교학점제 부분 도입,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에 따른 교육과정 변화는 연구보고서 방향을 명확하게 설정해줬다"고 말했다.

오창민 연구단 연구위원(동일여자상업고 교사)도 "우리 교육은 수능 위주로 획일적, 입시 중심적, 수직적 서열화 등이 돼 있다. 4차 산업혁명, 인구 급감 등에 따라 유연하고 개별화된 교육, 학생 성장 중심 등을 위한 미래 교육에 맞게 고교학점제가 도입됐다. 이제 이에 맞게 대입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량화·서열화된 점수 기준, 국어·영어·수학 내신 및 수능 중심 입시제도에서 학생들의 잠재력과 역량에 대한 정성적 평가를 늘리고자 선택 교과·자발적 학습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부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 우려점 논의 = 이날 송현섭 서울 면목고 교장(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 회장)은 '교육부의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 분석'이라는 발제를 통해 학생 평가 요소를 줄여나간 부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교육부가 지난 11월 28일 발표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의 세부 내용에 대한 의견을 냈다.

송 교장은 "교원 평가와 학생부 기록 역량을 높이고자 모든 학생의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기재하도록 하고, 학생부 기재를 위한 표준안 보급을 추진한다는 교육부 발표 내용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송 교장은 모든 학생을 관찰해서 기재하는 일이 쉽지 않고, 과목에 따라 수강 학생 수가 차이가 커서 교사 간 갈등 요인도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학생부 기재에 대한 표준안 보급은 개인 특성보다 표준안에 맞춰 기록할 위험성이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김정현 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 회장은 '미래교육을 위한 대학 학생 선발 방안'이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학생부 종합 전형에 대해서 대학이 그동안 굉장히 잘못한 것으로 취급해서는 안된다. 그동안 대학이 노력한 것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은 "고교와 대학 교육과정 연계를 강화해서 진로, 진학이 학교 교육에서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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