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남갤러리'본격화
공공 전시관 확충계획 눈길
양심적 일본학자 잇단 방문
지역사 다각적 조명 긍정적

올 한 해 도내 곳곳에서 문화 활동이 활발했다. 특히 소도시나 시골에서 다양한 행사가 벌어진 건 참 반가운 일이다. 미술관 같은 문화 공간도 계속 생길 듯하다. 문화 공간이든 문화 활동이든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내년에는 더 다양한 문화 주체들이 도내 곳곳에서 재미난 일을 벌이면 좋겠다.

▲ 경남도립미술관 3층 전시 공간을 1950∼60년대 다방으로 재현해 꾸민 수림다방. /경남도민일보 DB
▲ 경남도립미술관 3층 전시 공간을 1950∼60년대 다방으로 재현해 꾸민 수림다방. /경남도민일보 DB

◇공간 마련 분주한 경남 미술 = 올해 경남 미술계 중요 이슈는 '공간'이라는 단어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경남도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경남갤러리(가칭)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7월 9일 경남도의회 제365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중 신상훈 의원(문화복지위원회·더불어민주당 비례)의 5분 발언으로 공식화됐다.

실제 경남도는 '경남갤러리' 예정지를 인사동 인사아트센터 5층으로 해서 내년 초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창원시는 창원시립미술관 개관을 준비하고 있다. 장소는 창원시 의창구 중동 유니시티 옆 사화공원이다. 현재 2022년 개관을 목표로 세부 계획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허성무 창원시장 공약인 국립현대미술관 창원분원 유치도 추진 중이다.

전시 중에는 경남도립미술관 개관 15주년으로 준비한 '경남도큐멘타 I 기록을 기록하다' 전시 중 옛 다방을 재현한 '수림다방'이 향수 가득한 그 공간 자체로 주목을 받았다. 또 올해 2022년 문신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과 내년에 5회를 맞는 창원조각비엔날레 준비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시골에서 열린 영화제들 = 올해 유달리 시골에서 영화제가 많이 열린 한 해였다. 먼저 남해에서 영화제 두 개가 열렸다.

하나가 지난 7월부터 11월까지 열린 '2019 시골영화제'다. 남해 지역민이 만든 둥지기획단이 준비한 이 영화제는 젠더, 이주민, 로컬 문화다양성을 담은 영화를 매주 상영하며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또 하나는 지난 9월 열린 '제1회 남해무인도영화제'다. 이 영화제는 서울에서 남해로 귀촌한 젊은 문화예술인 모임 해변의 카카카가 준비한 것이다. 지역, 방언, 촌이라는 주제를 통해 지역과 청년의 삶을 연결하려 애썼다.

하동 악양면 평사리 공원에서 열린 '제1회 섬진 강바람 영화제'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8월에 열린 이 영화제는 지리산문화예술사회적협동조합 구름마가 준비했다. 사랑과 가족의 의미를 되돌아보는 독립영화가 상영됐다.

이 외에 지난달 올해 대폭 규모를 늘려 진행한 제3회 부마민주영화제(BMDFF), 창원시 중앙동 '동양의 할리우드'라 불리던 미공보원 상남영화제작소 옛터에 공식적으로 기념 표지판을 세운 일도 올 한 해 기억할 만한 소식이었다.

◇원로 시인 별세와 유고 시집 발간 = 경남 문단은 슬픈 소식으로 올 한 해를 시작했다. 지난 2월 오랜 원로였던 추창영(1939∼2019) 시인이 별세했다. 마산 문단의 전설 백치 동인으로 시작해 오랫동안 언론인으로 문인으로 지역에 조용하면서도 묵직한 영향을 준 분이다.

같은 달 지난해 생을 마친 고 박서영(1968∼2018) 시인 유고시집이 두 권 출판됐다. 암 투병으로 하루하루 죽음을 예감하면서도 마지막까지 써 내려간 시가 담겼다.

▲ 김해 진영읍 무라이 농장 관련 한일학술회의에서 주제발표를 하는 우츠미 아이코(가운데) 일본 게이센여학원대학 명예교수. /경남도민일보 DB
▲ 김해 진영읍 무라이 농장 관련 한일학술회의에서 주제발표를 하는 우츠미 아이코(가운데) 일본 게이센여학원대학 명예교수. /경남도민일보 DB

◇경남 찾은 일본 양심적 지식인들 = 일본의 양심적인 지식인들이 경남을 찾은 일도 기록해 둘 만하다.

먼저 지난 8월 <진해의 벚꽃> 저자 다케쿠니 도모야스(70) 씨가 진해를 찾았다. 20여 년 전 진해의 역사를 중심으로 한일 관계를 연구한 내용이 담긴 책이다. 진해와 관련한 가장 자세하면서도 방대한 자료가 담겼다. 일본에서 절판된 이 책을 진해근대문화역사길 해설사를 하던 이애옥(63) 씨가 번역해 출판했다.

지난 10월에는 일제강점기 창원 대산면과 김해 진영 지역 낙동강 배후습지를 개간해 거대 농장을 운영하던 무라이 재벌의 후손 우츠미 아이코 게이센여학원대학 명예교수를 포함한 일본인들이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한일학술회의에 참석했다. 무라이 재벌의 직계 후손들은 일본 식민지 개발 정책을 비판적으로 연구하는 일본의 양심적 학자다.

▲ 창원시 현동 가야고분군 발굴 현장. /경남도민일보 DB
▲ 창원시 현동 가야고분군 발굴 현장. /경남도민일보 DB

◇활발한 가야 유적 발굴 = 지난 6월 창원시 마산합포구 현동 거제∼마산 국도 건설현장에서 발견된 가야시대 고분군이 공개됐다. 2017년부터 2년 가까운 발굴을 통해 1000기 이상의 고분과 1만여 점의 유물이 확인됐다.

지난달에는 약 1500년 동안 한 번도 도굴되지 않은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63호분 내부가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올해 함안 말이산 고분군, 고성 내산리 고분군 등 도내 곳곳에서 가야사 발굴이 활발하게 진행됐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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