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 감소·낮은 효율성
구단들, 지출에 회의적
미계약 16명 향방 관심

프로야구 FA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지난달 키움히어로즈 포수 이지영의 잔류 계약(3년·총액 18억 원)을 시작으로 KT위즈 외야수 유한준(2년·총액 20억 원), 한화이글스 투수 정우람(4년·총액 39억 원) 계약 소식이 들려오며 '반짝 열기'를 더했던 자유계약(FA) 시장이나 이후 보름 넘게 계약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올해 FA 시장에는 NC다이노스 박석민·김태군을 포함, 총 19명이 권리를 행사했다. 이 중 계약서에 사인을 한 건 3명뿐이다.

올해 FA에서 소위 준척급이라 불리는 안치홍·김선빈(KIA), 전준우(롯데), 오지환(LG) 등의 FA 계약 소식이 이따금 흘러나오고는 있으나 아직 확정된 건 하나도 없다. 12월이 넘었지만 16명의 소속팀이 정해지지 않은 셈이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는 '특급 FA가 없어서 그렇다'는 이야기와 함께 'FA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동안 KBO리그 선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2016시즌 종료 후 최형우(KIA)는 FA 100억 원 벽을 열었고 이대호(롯데)는 4년 총액 최대 150억 원에 계약하며 역대 최고액을 찍었다.

2017시즌 종료 후에는 김현수(LG)가 총액 115억 원에 계약했고 지난해에는 양의지(NC)가 포수 최고액을 갈아치웠다. 같은 해 최정(SK) 역시 6년·106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올해 프로야구 관중이 지난해 대비 80만 명 가까이 감소하는 등 KBO리그에 위기가 불어닥치면서 구단별로 '합리적인 선택을 하자'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분석이다.

큰돈을 들여 선수를 사오기보단, 육성 정책에 많은 관심을 쏟는 동시에 FA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는 걸 공유한 셈이다.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3번 우승한, FA로 출혈을 겪고도 선수를 키워 성적을 낸 두산베어스는 본보기가 됐다. 여기에 경기력 저하와 아시안게임 병역 특혜 논란, 과열된 FA 시장을 향한 팬들의 냉철한 시각까지 더해지면서 FA 시장은 더 얼어붙었다.

그 와중에 오지환의 이른바 백지위임 선언도 변수가 됐다.

소속팀 LG와 계약을 이어가던 오지환은 최근 돌연 백지위임을 선언했다. 원소속팀에 남겠다는 의사와 함께 계약 기간·총액 등을 모두 구단에 위임한 것인데, 구단-선수 간 줄다리기가 일반화한 FA 시장에서는 이례적인 모습이다.

올해 FA 시장에서 오지환 입지를 고려하면 앞으로 LG와 오지환의 계약 기간·총액은 다른 FA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오지환 계약 조건이 FA 시장 기준이 되는 셈인데, 이와 관련해서는 '올해 FA에서는 50억 원 이상 계약을 기대하기 어렵다', '선수 이적도 없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커가고 있다.

더 나아가 앞으로 KBO리그에서 100억 안팎의 대형 FA 계약이 나올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이야기도 덧붙는다. 김하성이나 이정후, 강백호 등 대형 FA 계약을 맺을 수 있는 선수가 있으나, 다수 대형 선수가 국내보다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잠잠한 올해 FA 시장이 KBO리그 판도는 물론 앞으로 FA 시장 흐름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지켜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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