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김해박물관 등 조사
안료 혼합 바른 흔적 발견

옻칠은 언제부터 사용했을까.

신석기시대 사람들도 옻을 접착제처럼 그릇에 붉은 안료(물감)를 바르는 데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김해박물관은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목제문화재연구소와 공동으로 선사시대 토기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신석기시대에 사용한 '옻'의 존재를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박물관 측은 "이번에 확인한 5000년 전 신석기시대 '옻'은 당시 사람들이 옻을 접착제처럼 물감으로 그릇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신석기시대부터 옻을 채취해 사용한 구체적인 증거로 우리나라 옻과 옻칠 역사를 새롭게 정립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옻나무 수액을 사용한 옻칠은 방수와 방화, 부패를 방지하는 역할과 특유의 광택 효과를 내는 데 주로 사용하고 있다.

옻칠의 역사는 중국과 일본에서 신석기시대부터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그동안 청동기시대 여수 적량동 7호 고인돌(2500년 전)에서 나온 옻칠 흔적이 가장 빠른 자료였지만 국립김해박물관의 이번 선사시대 옻과 옻칠의 분석 확인으로 옻 사용시기가 신석기시대로 앞당겨졌다고 박물관 측은 강조했다.

▲ 옻 흔적이 확인된 붉은색 간토기. 왼쪽부터 밀양 신안 유적, 함안 도항리 유적, 거제 농소면 유적에서 출토됐다. /국립김해박물관
▲ 옻 흔적이 확인된 붉은색 간토기. 왼쪽부터 밀양 신안 유적, 함안 도항리 유적, 거제 농소면 유적에서 출토됐다. /국립김해박물관

국립김해박물관은 이번에 분석한 신석기시대 붉은 간 토기 1점(밀양 신안 유적)과 청동기시대 붉은 간 토기 2점(거제 농소면 유적, 함안 도항리 유적)을 주목했다.

이 3점의 붉은 간 토기를 적외선분광분석과 가스크로마토그래프 질량분석계로 분석한 결과 벤젠(Benzene)계 화합물과 페놀(Phenol)계 화합물, 지방족탄화수소 구조 등이 검출됐다는 것이다.

이 성분들은 모두 옻칠의 주성분인 우루시올의 구성 물질로 붉은 간 토기 안료에 옻이 혼합돼 있었음을 알려주는 자료다.

하지만 현미경 상에서는 칠도막이 관찰되지 않았고, 적색 안료 부분에서 우루시올 성분이 검출됐기 때문에 접착제로서 옻을 사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즉 적색 안료에 옻을 혼합해 토기 표면에 바르기 쉽게 하고자 옻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옻은 정제과정을 거쳐 다양한 물건에 칠을 하기도 하지만 접착제나 약재로도 널리 사용해오고 있다.

국립김해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옻 관련 분석 연구 결과 신석기시대 사람들이 옻의 존재와 기능을 인지했음이 확인돼 이 시기 그릇이나 물건에 칠로도 사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앞으로 우리나라 전통 공예인 옻칠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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