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창업…두산·삼성 납품
교육·의료·제조 등 콘텐츠 다양
내년 유럽 등 4개국 수출 준비

경남도가 4차 산업혁명 시대 킬러콘텐츠로 주목받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실감 콘텐츠의 활용 전략을 모색 중이다. 경남도는 지난 9월 경남테크노파크(경남TP) 정보산업진흥본부 내에서 '경남 VR·AR(가상·증강현실) 제작거점센터'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업무 시작을 알렸다. 경남VR·AR 인프라 구축사업의 하나로 추진된 센터에는 사업비 12억 3000만 원이 투입됐다. 도는 제조업과 가상·증강현실 기술 융합을 목적으로 2020년까지 59억여 원을 투입해 콘텐츠 상용화, 실증, 인력양성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경남TP 추천을 받아 경남의 실감콘텐츠 시장을 선도하는 2개 기업을 소개한다.

▲ 가상현실 콘텐츠 시연 모습. /주찬우 기자
▲ 가상현실 콘텐츠 시연 모습. /주찬우 기자

37살의 젊은 CEO는 활기차고 유쾌했다. 어떤 질문에도 막힘이 없었고, 자신이 추진 중인 사업에 자신감과 설렘도 느껴졌다.

서정호(37) 대표가 이끄는 빅스스프링트리(BIGS SPRING TREE·이하 빅스)는 VR콘텐츠 전문 제작기업이다.

㈜솔트웍스에서 항공정비 시뮬레이션을 개발하던 서 대표는 2016년 5월 나만의 사업을 해보고 싶다며 창업했다. 창업비용은 2200만 원으로 출발했다. 사무실을 구하고 한 달 직원 급여를 주고 나니 자금이 바닥났다. 주먹구구식으론 안된다고 판단해 서 대표는 중진공이 운영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 문을 두드렸다. 거기서 160시간 넘게 교육을 받으면서 사업계획서 제출부터 기업가 정신까지 창업 기본 실무를 익히고 다시 준비했다.

2명이 스타트업을 시작한 지 채 4년이 안 됐지만, 빅스는 두산중공업, 삼성SDI, 경남교육청, 진주시치매안심센터 등에 콘텐츠를 제작·납품할 정도로 업계에서는 꽤 인정을 받는 업체로 성장했다.

처음에는 체험형 통합 가상 모델하우스 콘텐츠를 만들었다. 빅스에서 제작한 모델은 TV, 스토브 등을 사용하고, 버스 소음, 조망권까지 간접 경험할 수 있는 솔루션이었다.

콘텐츠 개발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이를 사업으로 연결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였다. 서 대표는 "한 달에 한 번씩 엔진오일을 교환할 정도로 5000㎞ 이상 차를 타고 전국 각지를 누볐다. 기업부터 각종 전시·박람회를 찾아다니며 우리가 만든 솔루션이 어느 영역에 필요한지를 배웠다"고 말했다.

▲ 서정호 대표는 정비 시뮬레이션 분야 세계 최고가 되는 게 목표다. /주찬우 기자
▲ 서정호 대표는 정비 시뮬레이션 분야 세계 최고가 되는 게 목표다. /주찬우 기자

기업설명회(IR)에서 발표하던 서 대표를 눈여겨본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 최상기 센터장이 두산중공업과 연결해주면서 빅스는 성장 모멘텀을 마련했다. 이를 계기로 2018년 월드 IT쇼에 출품해 혁신상을 받았고, 도전 K-스타트업에서도 본선에 진출하는 성과도 냈다. 글로벌 IT 자문기관 가트너(Gartner)에서도 빅스의 기술력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빅스가 만드는 콘텐츠는 교육, 산업현장, 의료 분야까지 다양하다.

서 대표는 "사람의 인지 한계와 고도화된 기술 사이에서 우리가 만든 콘텐츠로 현재 기술을 다음 세대에 온전히 전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올해 빅스는 경남TP에서 진행한 AR·VR 인프라 구축사업을 수행했다. 지역의 침체한 제조(기계 및 조선해양)업의 신시장 창출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추진한 이 사업에서 빅스는 자재 입고부터 가공, 조립, 포장, 출고까지 가상제조 콘텐츠를 제작했다. 이 결과물은 학생들에게 4차산업 혁명에 대비한 제조 현실을 보여주는 교육 콘텐츠로 활용될 예정이다.

빅스는 정비 시뮬레이션 분야 세계 최고가 되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독일, 폴란드, 헝가리, 베트남 기업과 MOU를 체결하고 내년에는 해외 진출도 모색 중이다.

빅스 서정호 대표는 "빅스가 추구하는 목표는 정비 시뮬레이션을 통해 산업현장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며 "생각하는 모든 것을 현실로 만들어준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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