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국민정서 부합 않는 언행'등 공천 배제 기준 적용

내년 총선에서 고향인 창녕(밀양·의령·함안·창녕 선거구)이나 대구 출마를 노리고 있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행보에 또다시 적신호가 켜졌다.

한국당 총선기획단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3가지 공천 부적격 판단 기준을 지난 11일 발표했는데, 이 중 1가지가 홍 전 대표에게 치명타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총선기획단이 이날 제시한 주요 부적격 유형은 △입시·채용·병역·국적 4대 분야 비리 연루자 △권력형 비리 및 부정청탁 관련자 △국민 정서와 보편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사회적 물의 또는 언행 관련자 3가지다.

기획단 측은 마지막 기준과 관련해 "혐오감 유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합리한 언행 등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부적격자는 예외 없이 배제하기로 했다"며 "특히 여성과 관련해 몰카·스토킹 등의 범죄, 성희롱·성추행, 여성 혐오 및 차별적 언행을 한 자의 경우 가치 없이 부적격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익히 알려진 대로 홍 전 대표는 정치권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막말'의 대명사다. 19대 대선 직후인 2017년 7월부터 2018년 6월까지 당대표를 지내면서 동료 의원들을 '바퀴벌레' '암덩어리' '연탄가스'로 공격한 건 외려 소소한 사례로 보인다.

홍 전 대표는 경남도지사 시절인 2016년 자신의 사퇴를 주장하는 당시 여영국(정의당·현 국회의원) 도의원에게 "쓰레기가 단식한다고 되나"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고 막말을 퍼붓는가 하면, 또 2012년 경남지사 선거 때는 출연 예정이던 한 방송국 경비노동자에게 "니들 면상 보러 온 거 아니다. 네 까짓 게"라고 해 비난을 받았다.

한국당 총선기획단이 특히 강조한 여성 관련 사건이나 혐오 및 차별적 언행에도 일가견이 없을 수 없는 홍 전 대표다. 지난 대선 때 이슈가 돼 후보 사퇴 요구까지 받았던 이른바 '돼지발정제' 사건이 대표적으로, 대학 시절 홍 전 대표가 하숙집 동료의 성범죄를 돕기 위해 흥분제를 구해줬다는 내용이 그것이었다.

홍 전 대표는 또 지난 2011년 당시 한나라당(한국당 전신) 전당대회에서 경쟁했던 나경원 의원을 향해 "거울 보고 분칠이나 하는 후보는 뽑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가 공식 사과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나 의원은 이때 홍 전 대표의 사과에도 "한나라당의 고질적 문제가 남성 위주 정당으로 여성 비하가 항상 문제가 된다는 것"이라며 "다시는 그런 발언을 하지 말라"고 강력히 항의했었다.

이 외에도 홍 전 대표는 한 여성 기자에게 "너 진짜 맞는 수가 있다"고 폭언하거나, 공개 석상에서 "이화여대 계집애들을 싫어한다" "설거지나 빨래는 여자가 하는 일"이라고 비하 발언을 하는 등 수없이 많은 설화로 국민의 지탄 대상이 됐다.

꼭 총선기획단의 부적격 기준이 아니어도 홍 전 대표를 둘러싼 공천 환경은 대단히 안 좋은 편이다. 황교안 대표가 '현역 국회의원 50% 이상 교체'를 공언하는 등 당 안팎의 물갈이 여론이 거세지는 판국에 과연 홍 전 대표에게 기회가 갈지 회의감이 커지고 있을 뿐 아니라, 홍 전 대표와 악연이 있는 박완수(창원 의창) 의원이 당 사무총장으로서 총선기획단장을 맡아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홍 전 대표는 지난 2일 박완수 총장을 포함한 황 대표의 주요 당직 인선에 대해 "쇄신(刷新)이 아니라 쇄악(刷惡)"이라며 "김세연 의원을 쳐내고 친박 친정체제를 만들었으니 이러다가 당 망하겠다"고 불편함을 표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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