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대학가 청년 지식인들이 안고 있던 절망과 희망을 도도하게 포착한 절륜한 행진곡풍의 가요 <고래 사냥>! 권력의 강압적 조치에 붕괴되는 청년문화의 운명을 극적으로 암시하며 이심전심으로 주위를 환기하기 위하여 '눈짓 팔꿈치'로 쿡쿡 너지(nudge) 되고 너지 되면서 입입으로 퍼졌던 그 금지곡!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봐도 / 가슴에는 하나 가득 슬픔뿐이네 / 무엇을 할 것인가 둘러보아도 / 보이는 건 모두가 돌아앉았네…'! 최근 갑자기 재조명 몰비춤거리가 된 '고래고기 반환 사건'(2016년)이 작년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을 둘러싸고 '청와대 하명 수사' 논란으로 번진 가운데 경찰, 검찰, 청와대,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이 그 노래 말(가사)마따나 각기 갈등적 야릇한 공방(攻防)의 모양새로 '모두가 돌아앉았네'를 연출하고 있어 <고래 사냥> 노래조차 어리둥절해 할 것만 같습니다.

노래는 시대 비춤의 거울

'고래고기 반환 사건'이

<바보들의 행진Ⅱ> 주제가

<고래 사냥Ⅱ>로 풍자되어

검·경이

합창하다 얼싸안는

극적 반전 좀 보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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