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건축가 남성 쏠림 경향
"성역할 고정 교육 개편해야"

정부가 초등학생의 장래 희망직업을 조사한 결과 유튜버 등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3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으나, 조사 결과를 성별로 나눠보면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교육부는 초·중·고 학생 2만4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로교육 현황조사를 벌인 결과 초등학생의 희망직업 1∼3위가 각각 '운동선수', '교사', '크리에이터'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를 성별로 구분해보니 이 중 '운동선수'와 '크리에이터'는 여자 초등학생 사이에서는 각각 17위와 20위로, 희망직업 10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여자 초등학생 희망직업 1∼10위는 '교사', '뷰티 디자이너', '의사', '제과·제빵사', '가수', '조리사(요리사)', '만화가(웹툰작가)', '법률 전문가', '경찰관', '패션 디자이너' 순이었다.

남자 초등학생 희망직업 1∼10위는 '운동선수', '크리에이터', '프로게이머', '의사', '경찰관', '조리사', '법률 전문가', '교사', '과학자', '컴퓨터공학자(소프트웨어 개발자)' 순이었다.

남녀 초등학생 희망직업 10위권에 공통으로 든 직업은 '교사', '의사', '경찰관', '조리사', '법률 전문가' 등 5개밖에 없었다.

교사는 중·고등학생 사이에서는 성별 구분 없이 희망직업 1위였다. 경찰관도 중·고교에서 남학생 3위, 여학생 5위로 양성 모두 선호도가 높은 직업으로 꼽혔다.

남학생 희망직업에는 중학교 단계부터 경영자(CEO)와 건축가가 10위권에 등장하는 반면 여학생 희망직업에서는 해당 직군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 대신 여학생 희망직업에는 뷰티 디자이너, 항공기 승무원, 간호사, 유치원 교사, 심리상담사 등이 등장하는 경향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학생들은 같은 성별의 어른이 주로 어떤 직업을 갖는지를 보면서 '롤모델'로 삼거나 장래 희망을 정한다"면서 "초·중·고 단계부터 남녀 모두에게 다양한 롤모델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정현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진로교육뿐 아니라 학교 교육이 여전히 고정된 성 역할을 가르치는 측면이 있다"면서 "어릴 때부터 다양한 선택지를 경험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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