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노소 휴대폰 집중 사용
안구건조증·눈 피로 쌓여
1시간에 10분씩 휴식 필요
녹내장·백내장·비문증 등
다양한 질환에 검진 필수

요즘 초·중학생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기 쉽지 않다. 해주는 음식 먹지 않고 자기 먹고 싶은 음식만 사 먹는 것도 마뜩잖다. 특히 밤낮없이 스마트폰에 빠져 있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뺏고 싶지만, 그 때문에 생기는 갈등도 만만찮다. 실랑이로 생기는 스트레스가 오히려 더 건강을 해칠까 우려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시기 급속히 나빠지는 시력을 생각하면 말리지 않을 수도 없다.

성장기에 눈을 제대로 관리해도 평생 복 하나는 얻은 채 살아가겠다 싶다. 성인이 되어서도 눈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복을 걷어차는 격일 테지만 평소 눈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안과 질환이 있을 때 어떤 치료를 받는지 삼성창원병원 안과 전문의 도재록(사진) 교수에게 물었다.

▲ 삼성창원병원 안과 전문의 도재록 교수. /삼성창원병원
▲ 삼성창원병원 안과 전문의 도재록 교수. /삼성창원병원

-눈이 자주 충혈되는데 왜 그런가요?

"가장 흔한 원인은 안구건조증 때문입니다. 적절한 눈물층이 형성되지 못해 안구가 공기에 노출되면, 눈이 쉽게 피로해지고 충혈이나 결막 출혈이 생길 수 있습니다. 급성결막염이나 알레르기성 결막염 등의 염증성 질환도 일시적으로 충혈이 생기는데, 흔히 눈곱도 같이 생깁니다. 눈곱이 동반된 충혈은 안과 진료를 받는 게 좋습니다. 그 밖에 포도막염, 공막염, 급성녹내장 등의 질환도 결막충혈을 일으킬 수 있으며, 시력저하나 통증이 동반됩니다."

-TV나 스마트폰을 가까이에서 보면 눈이 나빠지나요?

"TV와 스마트폰에 집중하면 눈을 깜박이는 빈도가 낮아져 각막이나 결막에 공급되어야 할 눈물이 부족해집니다. 안구건조증을 유발하거나 피로감을 느끼게 하지요. 또한, 시력발달이 완성되지 않은 소아가 가까운 거리에서 TV나 스마트폰을 보게 되면 수정체와 모양체의 피로를 유발해 과도한 조절작용에 의한 근시가 유발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40~50분에 10분 정도는 휴식을 취하고, 의도적으로 먼 곳을 응시해서 지나친 조절작용에 의한 피로도를 낮추는 것이 좋습니다."

-어두운 곳에서 책을 보면 정말 눈이 나빠지나요?

"역시 과도한 조절작용 때문에 근시를 촉진할 수 있으므로 성장기의 학생은 반드시 적절한 밝기의 조명이 갖춰진 곳에서 독서해야 합니다."

-안구운동을 하면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이 맞나요?

"안구 주변에는 눈의 움직임을 도와주는 근육 외안근이 있는데 안구운동을 통해 외안근의 피로를 풀어주면 편안해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방법은 눈을 감고 상하좌우, ×자, 8자 등으로 시선을 돌리면 됩니다. 이때 고개를 움직이지 않고 너무 빠르지 않게 천천히 운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안구운동이 한번 나빠진 시력을 회복시키지는 않습니다."

-안경을 한번 쓰면 시력이 계속 나빠지나요?

"유년기에는 신체와 함께 눈도 성장하므로 근시나 난시 등이 유년기에 생기면 눈의 길이가 길어지면서 근시의 도수가 점차 증가하게 됩니다. 그에 따라 안경도수도 함께 증가해 안경을 써서 시력이 나빠졌다고 오해할 수 있습니다. 근시의 진행은 대부분 아이의 자연스러운 성장과 관계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3~6개월마다 정기적인 검진을 받아 필요한 경우 안경을 바꿔야 합니다. 다만 안경의 도수가 과하면 과도한 조절을 유발해 근시의 진행을 촉진할 수 있으므로 정확한 도수의 안경을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녹내장은 치료가 안 된다고 하던데….

"녹내장은 시신경에 이상이 생겨 시야결손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이미 생긴 시야결손은 되돌리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지속적인 치료로 더 이상의 진행을 막거나 느리게 할 수 있습니다. 녹내장은 안압이 높아서 발생하기도 하지만, 정상 수준이어도 안압의 일중변동이 크거나 시신경으로 가는 혈액순환이 잘 안 되는 경우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백내장은 무엇이며 수술은 언제 해야 하나요?

"백내장은 눈 속의 수정체(렌즈)가 뿌옇게 혼탁해져서 시력장애가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이는 노인에게 매우 흔하며, 초기에는 별다른 이상을 느끼지 못하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병이 진행하므로 적당한 수술 시기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백내장의 적당한 수술 시기는 혼탁이 진행해 직업이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시력이 나빠지거나, 속발녹내장, 포도막염 등 합병증의 위험이 있는 경우입니다. 한편, 백내장 외에 다른 질환이 합병되어 수술을 받더라도 시력 개선의 효과가 없다고 판단되면 수술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최근 의학기술 발달로 원거리와 근거리 모두 잘 보는 치료 방법이 생겼지만, 이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고, 빛번짐, 어지러움 등이 동반될 수 있는 등 이 수술이 맞지 않는 환자들도 있으므로 반드시 안과전문의와 충분한 상담 후 수술을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평소에 눈앞에 날파리가 떠다니는 것처럼 보여 굉장히 신경이 쓰입니다. 괜찮은 건가요?

"이를 비문증이라고 하는데 대부분 나이가 들면서 유리체의 변화 때문에 생깁니다. 유리체는 눈 속을 채우는 투명한 겔과 같은 물질로 나이가 들수록 액체로 변하며, 시신경과 단단히 붙어 있는 부분이 떨어지게 되지요. 이를 후유리체 박리라고 합니다. 이렇게 떨어진 부분은 투명하지 않고 혼탁해지므로 눈으로 들어가는 빛 일부를 가려 뭔가가 떠다니는 것처럼 느끼게 됩니다. 생리적인 비문증은 시력에 지장을 주지 않아 치료 대상이 아니지만, 외상에 의한 경우, 고도근시인 경우, 반대편 눈에 망막박리가 있었던 경우, 그리고 비문증이 점점 더 심해지는 경우는 안과를 방문해 정밀 검진을 받아야 합니다. 드물게는 유리체 출혈이나 망막박리 등 빠른 치료가 필요한 안질환의 초기 증상으로 비문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래끼는 왜 생기는 거죠? 전염도 되나요?

"먼저, 다래끼는 눈꺼풀의 작은 기름샘에 화농성 염증이 발생하는 것을 말하며, 주로 피부나 손에 상주하는 세균인 포도알균이 원인입니다. 즉, 손에 있는 세균이 우리가 눈을 비비거나, 눈 주위 화장을 하면서 눈꺼풀의 작은 기름샘에 화농성으로 염증을 일으켜서 발생하게 됩니다. 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먼저 신체 면역력을 저하하는 행동(잦은 음주, 극심한 피로 등)을 피하고, 손을 자주 씻으며, 눈 주위에 손이 닿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만약 발생하였을 경우 대개 더운 찜질과 적절한 안연고 치료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으며, 다래끼 자체만으로는 전염이 되지 않기 때문에 직장이나 학교를 쉬고 격리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절대 스스로 손으로 눌러 짜는 것을 피해야 하는데, 이는 2차 감염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농양이 형성되어 자연히 호전되지 않는다면 배농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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