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 경영·부도 83년 삶…1978년 거제에 조선소 설립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세계적 조선소로 일군 김우중(사진) 전 대우그룹 회장이 지난 9일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3세.

(사)대우세계경영연구회는 김 전 회장이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날 오후 11시 50분께 영면에 들었다고 10일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부터 건강이 나빠져 입원과 통원 치료를 반복하다가 최근 입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1936년 대구에서 태어나 경기고와 연세대를 졸업했다. 31살 때인 1967년 당시 자본금 500만 원으로 대우실업을 세운 뒤 이른바 '세계경영'을 기치로 1990년대 급성장하면서 재계 2위 그룹 총수 자리에 올랐다. 그러다 1999년 외환위기 때 유동성 위기로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막대한 부도를 내고 해외 도피 생활을 하는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연합뉴스

김 전 회장은 거제와 인연이 깊다. 옥포만에 터를 잡은 대한조선공사를 인수해 1978년 대우조선공업을 설립하면서 '해양 한국' 발판을 다졌다. 회사가 적자에 허덕이던 1980년대 후반에는 거제에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그룹 자구 노력과 '희망 90s 경영혁신 운동'으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이를 바탕으로 1991년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1995년에는 통산 수출 100억 달러를 달성했다. 또 1983년 12개 진료과를 갖춘 대우병원을 개원해 지역 의료 수준을 높였고, 학교법인 대우학원을 설립해 미래 세대를 육성하는 교육 사업에도 힘썼다.

그는 대우그룹 분식회계를 주도한 혐의로 2006년 징역 8년 6월과 벌금 1000만 원, 추징금 17조 9253억 원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2008년 1월 특별사면됐다.

현재까지 집행된 추징금은 892억 원으로 0.498%에 불과하다. 김 전 회장이 별세하면서 검찰은 김 전 회장의 남은 추징금과 관련해 연대책임을 지는 임원들을 상대로 계속 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지며 빈소는 아주대병원 1호실에 마련됐다. 거제 분향소는 대우병원 장례식장 2층에 마련했다. 영결식은 12일 오전 8시 아주대병원 별관 대강당에서 열린다. 장지는 충남 태안군 소재 선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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