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어린이 30% 미접종…임신부 올해부터 무료접종 대상

박모(37·김해시 내동) 씨는 11월 말 4살 딸과 함께 A형 독감에 걸려 일주일간 병원에 입원했다.

독감은 1~3일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근육통·오한·두통 등 전신적인 증상이 나타난다. 박 씨 역시 열이 39.5도까지 오르고 온몸이 바늘에 찔리는듯한 통증으로 일주일간 고생을 했다. 박 씨와 딸은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었다.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됐지만, 경남 도내 12세 이하 어린이 10명 중 3명은 아직 예방 접종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당국은 한 차례 독감을 앓은 사람도, 건강을 자신하는 사람도 예방 접종을 할 것을 권하고 있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폐에 침투해 일으키는 급성 호흡기 질환으로 국가 전염병이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매년 10∼12월 12세 이하 어린이·65세 이상 노인·임신부를 대상으로 독감 무료 접종을 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도내 12세 이하 어린이 대상자 독감 백신 접종률은 74.3%다. 연령별 접종률은 생후 6∼35개월 85.7%, 36∼59개월 80%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60∼83개월은 76.6%, 7∼9세 73.6%, 10∼12세는 63.1%로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학년이 높아질수록 접종률이 떨어진다.

▲ 9일 창원시보건소에서 한 시민이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
▲ 9일 창원시보건소에서 한 시민이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

또 65세 이상 어르신 접종률은 82.2%로 높았지만, 임신부는 31.1%로 현저히 낮았다. 정부는 폐렴 등 합병증 발생 위험이 일반인보다 큰 임신부를 올해 무료 독감 예방접종 지원 대상자에 포함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인플루엔자가 11월부터 봄(4~5월)까지 기승을 부리는 만큼 예방 접종 시기가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밝혔다.

2019∼2020 절기 인플루엔자 유행 기준은 외래환자 1000명당 의사환자(의심환자) 5.9명이다. 올해는 45주(11월 3∼9일) 독감 의사환자가 외래환자 1000명당 7명으로 유행기준을 초과했다. 이후 46주 8.2명, 47주 9.7명으로 늘었다. 48주(11월 23∼30일)는 12.7명으로 급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A형 독감에 걸렸어도 B형 독감에 또 걸릴 수 있고, 건강한 20∼60대라도 스트레스 등으로 면역력이 갑자기 떨어지면 바이러스에 취약할 수 있다"며 "예방접종은 10~11월에 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이후라도 유행기간 내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독감 예방접종을 받은 지 2주 뒤면 항체가 생겨난다. 면역 효과는 최소 3개월에서 최대 1년(평균 6개월)까지 지속한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