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3149명 설문 결과 15% 영화·공연 관람 선호
LH인재개발원·신화철강 예술 무대로 연말 뜻깊게
김해문화재단 독서콘서트 직원들 책·생각 나눔으로 소통·공감 속 한 해 갈무리

한 해를 마무리하는 송년회 시즌이 본격 시작됐다. 과거 회사 송년회 하면 으레 술자리를 떠올렸지만 요즘 송년회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공연 관람형, 점심 모임형, 봉사활동형, 레저형으로 다양해졌다. 부어라 마셔라하는 폭력적 음주문화가 사라지고 주 52시간 근무제 정착으로 저녁 있는 삶을 추구하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직장인 "점심 송년회 좋아" = 최근 벼룩시장구인구직이 직장인 314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8명이 평상시보다 연말에 더 큰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말이 되면 스트레스를 더 받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한 해 동안 성취한 것이 없다는 것에 대한 허무감(28.8%)'이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차지했다.

송년회의 가장 큰 스트레스로 30%가 '직장 연말 모임 자체'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술을 강제적으로 권하는 분위기(17.1%), 장기자랑 등의 프로그램(14.1%), 한 해의 업무 성과 이야기(13.3%), 금요일로 잡힌 회식 날짜(13%), 술이 들어가면 시작되는 직장 상사의 훈계(12.4%) 순이었다. 가장 원하는 직장 송년회 형식은 회사 부근에서의 간단한 점심식사(33.3%), 분위기 있는 곳에서의 저녁 식사(20.5%), 영화·공연·스포츠 등 관람(15%) 등이 있었다. 직장 송년회 생략을 원하는 직장인도 17.1%나 됐다.

▲ 창원 신화철강㈜은 매년 말 메세나 결연 예술단체의 연극 공연을 관람하는 문화송년회를 열고 있다. /신화철강
▲ 창원 신화철강㈜은 매년 말 메세나 결연 예술단체의 연극 공연을 관람하는 문화송년회를 열고 있다. /신화철강

◇공연 보며 직원 화합 이끌어 = 영화나 공연을 관람하는 공연관람형 송년회를 여는 회사가 있다.

LH인재개발원은 지난 5일 오후 경남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진주국제재즈페스티벌을 관람했다. 당일 사회자가 본 공연 전 내외빈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문화 송년회를 목적으로 공연을 보러 온 관객이라며 소개했다.

신화철강㈜은 지난 2009년부터 11년째 색다른 종무식을 연다. 매년 임직원이 함께 연극이나 영화를 본다. 오는 30일에는 창원 나비아트홀에서 연극 <가을 소나타>를 관람할 예정이다. <가을 소나타>는 극단 나비의 작품으로 스웨덴 출신 잉그마르 베르히만의 영화를 각색했다. 엄마와 딸의 애증에 대한 이야기다.

김재판 이사는 "극단 나비는 우리와 경남메세나협회를 통해 결연을 한 예술단체다"며 "문화 송년회가 직원들의 감성을 살찌우고 직원 화합에 큰 몫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메세나협회는 회원사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공연(문화송년회 등)'을 지원한다. 문화송년회를 여는 회원사에 일부 금액을 부담해준다.

▲ 김해문화재단이 지난 3일 김해문화의전당 2층 영상미디어센터 시청각실에서 하반기 독서콘서트 겸 송년회를 하는 모습. /김해문화재단
▲ 김해문화재단이 지난 3일 김해문화의전당 2층 영상미디어센터 시청각실에서 하반기 독서콘서트 겸 송년회를 하는 모습. /김해문화재단

◇책 읽으며 서로 생각 공유 = 김해문화재단은 지난 3일 김해문화의전당에서 하반기 독서콘서트 겸 송년회를 열었다.

독서토론회는 현 윤정국 대표이사가 김해문화의전당 사장이던 지난 2017년 하반기부터 매해 두 번 진행해왔다. 지난 7월 윤 사장이 김해문화재단 대표로 취임하면서 재단에선 처음으로 올해 독서콘서트 겸 송년회를 진행했다.

이날 직원 100명이 참석해 김영하 작가의 <여행의 이유>를 읽고 관련 주제에 대해 생각을 공유했다. 발제자 2명이 책 읽은 소감을 발표하고 나머지 토론자 2명과 함께 여행이란 무엇인지 등을 이야기했다. 이후엔 직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는 시간이 마련됐다.

재단 측은 임직원 추천 도서나 베스트셀러, 사회 이슈가 되는 책을 수시로 구매한다. 직원들은 자유롭게 책을 빌려 읽고 직원들 투표 등 의견수렴을 거쳐 독서콘서트 대상도서를 선정한다.

재단 관계자는 "책 보는 분위기가 자연스레 형성되고 서로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라며 "연말을 맞아 직원들이 서로 마음을 터 놓고 대화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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