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와 닮은 듯 다른 창원
미래 먹거리 육성에 사활 걸어

앞선 '미국 자동차 도시 디트로이트의 부활을 바라보며(11월 28일 자)'라는 기고문을 통해 세계적인 자동차 도시로서의 화려한 전성기를 누리다가 끝도 없는 몰락을 거듭, 급기야 도시 부도 사태까지 맞은 미국 디트로이트시의 흥망을 간략하게 정리해 보았다.

그중 한 토막만 조금 상세히 살펴보자. 20세기 중반까지 자동차 산업의 호황으로 직장 구하기가 상대적으로 쉬웠던 디트로이트로 미국 남부의 흑인 노동자들이 끊임없이 몰려들었고 중심지에 살던 백인들은 점점 외곽으로 빠져나갔다.

묵시적으로 흑인과 백인의 거주 지역의 경계가 되어버린 '8마일 도로'(미시간주 간선도로 M-102)가 상징적으로 보여주듯, 디트로이트 내부의 인종 갈등은 심각한 수준에 달했다. 결국 1967년에 일어난 흑인 폭동으로 디트로이트 재정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던 백인들이 도시를 완전히 떠나게 되었다.

세수(稅收) 감소는 도시 기반 시설 노후화로 이어졌고, 이에 따른 도시 슬럼화는 다시 백인들의 이탈을 가속했다. 흑인이 인구 대다수를 차지하면서 비교적 수월하게 당선된 흑인 시장이 5선의 임기 동안 펼쳤던 방만한 재정 운용 및 자동차 노조 강화 시책도 도시 몰락을 촉진한 원인이었다.

이처럼 디트로이트 흥망사를 살피다 보면 얼핏 상관없어 보이는 요인들이 서로 부(負)의 외부효과를 일으키며 도시 추락을 가속화했음을 알 수 있다. 한 도시를 구성하는 유무형의 요소들이 서로 얽혀 마치 하나의 생명체같이 움직인다는 것을 절감하며, 필자도 행정의 한 부분을 담당하는 공무원인 만큼 충분한 검토를 거친 신중한 정책 수립을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

이왕 공무원 운운한 김에 디트로이트를 통해 우리 창원이 배워야 할 점은 없는지 생각해 본다. 우리 도시도 그 정점을 지났다는 점에는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굴지의 섬유공장을 끼고 밤낮 떠들썩했던 마산수출자유지역의 활기찬 모습이 추억거리가 되어버렸고, 창원국가산단을 중심으로 한 대한민국 기계산업의 메카라는 자부심도 명맥을 잃어가고 있다. 엎친 데 덮쳐 인구마저 줄고 있다.

하지만 우리 창원과 디트로이트의 닮은 점을 찾는 것은 여기까지다. 창원시는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 2월 정부로부터 '스마트선도산업단지'와 '강소연구개발특구'로 지정받은 창원국가산단이 대한민국 산업사의 새로운 반세기를 이끌 혁신산단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민관산학이 사활을 걸고 땀 흘리고 있다.

이 같은 전통 산업의 고도화와 함께 산업 구조의 다각화를 위해 수소산업, 방위산업, 항공 부품, 미래 자동차 등 다양한 미래 먹거리 산업의 인력과 인프라 확보에도 애쓰고 있다. 내년부터는 서비스 산업의 동반성장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

앞으로 창원의 혁신산업 전략은 고착화된 기계산업 위주 지역경제를 4차 산업혁명의 원천기술인 데이터, 인공지능(AI), 초연결망(5G) 등 다양한 첨단산업에 집중하고, 이러한 기계·제조업에 편중된 산업을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을 통한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플랜을 하나씩 실행하고 있다.

전국 최초로 선정된 창원의 '스마트선도산업단지'에 대해 많은 지자체가 부러워하는 시선을 뒤로하면서 다시 한번 간절히 기도해 본다. '축복받은 기회의 땅! 창원에 새로운 경제 부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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