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들 직접 구성한 안무
연륜이 빚은 화음 인상적

크리스마스에 담긴 여러 의미를 오페라·뮤지컬·합창으로 보여준 무대였다.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공연으로 추운 연말, 관객에게 주는 선물 같았다.

㈔그라시아스합창단이 4일 오후 7시 30분 창원 성산아트홀 대극장에서 <크리스마스 칸타타> 공연을 선보였다. 이날 대극장 빈 자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은 관객이 함께했다.

2000년 초연한 크리스마스 칸타타는 국내에서만 750여 회 공연을 했고 150만 관객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공연이다.

1막은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으니'로 2000년 전 유대의 작은 마을 베들레헴에서 시작된다. 로마 지배를 받는 이스라엘 백성이 구원자 메시아를 기다리는 간절함과 구유에서 예수 탄생의 과정을 사실적으로 전달했다.

1막이 끝나자 사회자가 등장해 "짙은 호소력이 돋보이지 않나요?"라고 물으며 "합창단 단원이 수개월 성경을 공부하고 연기, 안무 등을 직접 만들었습니다"고 설명했다.

▲ 그라시아스합창단 크리스마스 칸타타 1막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으니' 공연 모습. /그라시아스합창단
▲ 그라시아스합창단 크리스마스 칸타타 1막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으니' 공연 모습. /그라시아스합창단

2막은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작가 오 헨리의 유명한 단편소설 <크리스마스 선물>을 재구성해 가족의 사랑과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무대였다. 헨리출판사 편집부장인 짐은 바쁜 일 탓에 가족을 잊고 살아간다. 짐은 15년 전 과거로 돌아가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가 가족이라는 것을 깨닫고 크리스마스 때 산타로 변신해 가족 앞에 나타난다.

3막은 '할렐루야 & 크리마스 캐럴' 합창 무대로 그라시아스 합창단의 참모습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 중 '할렐루야'와 크리스마스 캐럴들로 이루어진 합창과 오케스트라의 하모니가 돋보였다. 무대 중간에는 출연진이 관객과 함께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부르기도 했다.

소프라노 정성자(39) 씨는 창원 출신으로 2005년 그라시아스합창단에 입단했다. 정 씨는 이날 공연 1막에 출연했고 이스라엘 백성 역할을 맡았다. 10여 년 동안 크리스마스 칸타타 공연에 출연했고 최근 단원들과 함께 북미 29개 도시를 투어하며 15만 명 미국 시민을 만났다.

정 씨에게 미국 투어 중 가장 기억남는 일이 무엇이냐고 묻자 그는 "트레일러 3대 중 가림막·조명·음향 케이블 등을 실은 트레일러가 공연장에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해 오후 7시 공연이 8시로 연기가 됐었다"며 "관객 4000명이 한 시간 동안 기다리며 출연진을 응원해줬고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크리스마스 칸타타 공연의 의미는 '기쁨'이다. 정 씨는 "행복은 받는 게 아니라 주는 거다"며 "모든 분에게 행복을 선사하는 공연"이라고 말했다.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은 홀에 마련된 크리스마스트리 앞과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었다. 배수현·박채원(15) 양은 "공연을 보니 이번 크리스마스는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이 될 것 같다"며 "1막에서 예수님이 탄생한 장면과 3막에서 모든 출연진이 캐럴을 부른 장면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