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돈을 버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반면 문화예술은 돈이 필요하다. 이것을 연결하는 것이 메세나 운동이다. 오늘날 서구 선진국들이 놀라운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고 문화강국이 된 배경에는 돈 많은 부호들의 예술가와 예술에 대한 후원이 있었다. 우리나라도 1990년대 이후 기업들의 메세나 운동 참여가 꾸준히 늘고 있다. 아직 문화예술을 후원하면서 동시에 비즈니스까지 하는 단계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으나 기업문화가 문화예술로 눈을 돌리고 있는 추세는 무척 반가운 현상이다.
경남메세나협회는 2007년 기업과 예술의 가교역할을 목적으로 창립되었다. 경남메세나협회는 올해 217개 회원사를 유치했다. 중소기업 144개사가 예술단체 136곳과 결연을 맺었고 대기업 8곳과 예술단체 23곳도 참여하여 총 159건의 결연이 맺어졌다. 예술단체 후원은 25억 원에 달한다. 경남 경제가 어려운 현실을 고려하면 박수받아 마땅한 성과이며 앞으로 더 기대가 된다.
올해 경남메세나운동을 결산하는 행사에서 황윤철 회장은 "기업과 예술은 훌륭한 동반자"라며 "지역의 기업과 문화예술단체가 서로 상생하며 진정한 파트너십을 형성할 수 있도록 경남메세나협회는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기업과 예술은 훌륭한 동반자가 될 수 있다. 지난날 우리 사회는 예술은 가난을 먹고산다는 말을 당연하게 여겼었다. 하지만 그것은 먹고사는 문제에 허덕이던 시대의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경제 강국으로 거듭나고 있으며 기업과 예술이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는 토대를 갖추게 되었다. 오히려 경제 규모를 고려하면 아직도 문화예술 지원 수준이 낮은 편이다.
르네상스 문화융성으로 빛나는 피렌체의 명성은 메디치 가문의 예술 후원 때문에 가능했다. 미술뿐 아니라 음악도 마찬가지이다. 경남이 피렌체의 명성을 부러워할 이유는 없다. 메세나 운동이 깊게 뿌리 내리면 머지않아 한국의 피렌체가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도 차원에서 기업과 예술의 교류 기회를 더 자주 마련하고 예술인 처우와 창작 여건 개선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경남메세나 운동이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