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마항쟁 40주년 기념 포럼
정성기 경남대 교수 기조강연
"진영마다 자기 오류 인정해야"

대한민국 산업·민주주의·통일정책 위기는 보수·진보 진영의 '확증 편향'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은 4일 마산합포구 오동동 웨딩그랜덤에서 '부마민주항쟁 40주년 기념 사회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기조강연에서 정성기 경남대 경제금융학과 교수는 "보수·진보 모두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불합리가 누적돼 스스로 공멸 위기를 가져오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정 교수는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드물게 산업화와 민주화가 동시에 성공한 국가다. 그 중심에 경남 마산이 있고, 국가공단이 있어 창원은 산업화 전진기지이자 민주화 성지로 불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사회운동은 (당파적)대안·목적·가치에 대한 과잉 확신과 합리적·반성적 질문 부재로 생활 철학적 문제의식이 상실됐다고 지적했다.

▲ 정성기 경남대학교 교수가 '분단한국 산업화·민주화 역사 재인식과 산업·민주주의·통일정책 위기 이후의 전망'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정성기 경남대학교 교수가 '분단한국 산업화·민주화 역사 재인식과 산업·민주주의·통일정책 위기 이후의 전망'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정 교수는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본 것만 편집해 역사 현실이라고 고집하는 '확증 편향'을 지적하며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질문은 '독재적 산업화가 아닌 민주적 산업화 정책은 성공했을까', '남북통일 추구 이전에 세계 유일 분단국가, 휴전 체제 그 자체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가', '분단 원인이 미국 제국주의나 소련 공산당이 아닌 내부 책임은 없었나'라는 것이다.

정 교수는 "분단 한국의 산업화·민주화 역사 재인식을 위해서는 자기 오류를 인정하고 상대 정당성·강점을 배우는 사회 문화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의 일부 주장에 포럼 참가자들은 반론을 제기했다. 경남진보연합은 기조 강연 일부 내용이 충격적이라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 이후 일정에 불참했다.

진보연합의 한 참석자는 "박정희 군사독재가 경제를 발전시켰다고 하지만, 뿌리 없는 경제라는 것이 IMF구제금융 때, 그리고 현재 드러나고 있다. 또 남과 북이 화해하자는데 누가 먼저 쳐들어왔는지 답을 얻어야 한다는 주장에 충격을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외에도 포럼 참석자들은 "유신독재 시절 암울했지만 활력이 있었다", "1980년대 좌파민주화운동은 사회주의 혁명을 지향했지만 실패했다"는 정 교수 발언에 반박했다.

이에 정 교수는 "박정희 정권 때 암울하기만 했다면 18년이나 갈 수 있었을까를 고민했다. 보수·진보 진영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는 점을 지적하며 나름의 대안을 제시한 것이다. 더 좋은 대안과 주장이 있다면 제시해 논의하자"고 말했다.

사회포럼은 기조 강연 후 지역 시민사회가 참여해 지역 현안을 공유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분야별 토론으로 이어졌다.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은 토론 주제로 청년·교육·노동·통일·마을공동체·소비자·기념사업 등 7가지를 정했으며, 이 자리에서 나온 제안은 자료집으로 정리해 공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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