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퀴어축제 찾은 유스케 씨
성소수자 연대정신 편지 전해
"하루 치 용기로 364일 버텨내"

"흔히 클로젯에서 고민하는 성소수자 청소년은 1년에 한 번씩 있는 퀴퍼에서 당당하게 거리를 활보하며 앞으로 1년 동안 살아갈 용기를 얻는다고 합니다."

지난달 30일 경남퀴어문화축제 현장에서 만난 우에다 유스케(일본 도쿄·사진) 씨와 그 뒤 두 차례 이메일을 주고받았다. 그가 보낸 짧은 글 속 문장을 하나하나 곱씹어봤다.

유스케 씨는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일상에서 줄곧 고립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커밍아웃 프롬 더 클로젯(coming out from the closet). 축제가 열린 그날 하루는 이들이 좁은 벽장에서 나오길 스스로 선택한 날이었다.

"바꿔 말하면 나머지 364일은 지옥 같은 나날이란 뜻인데 하루라도 더 희망과 용기를 얻는 날이 늘어날 수 있게 좋은 기사를 부탁합니다."

▲ 우에다 유스케 씨. /김연수 기자
▲ 우에다 유스케 씨. /김연수 기자

다시 유스케 씨에게 이메일을 썼다. 그가 태어난 곳인 일본의 퀴어문화축제는 어떤지 궁금했다.

"일본에서는 도쿄는 물론이고 오사카, 후쿠오카, 삿포로 등 14개 도시에서 열리는데 매년 4월 말에 열리는 도쿄 레인보 프라이드는 올해 약 20만 명이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성소수자 청소년이 처한 상황은 이곳이나 일본이나 다를 게 없었다. "재작년에 아오모리 레인보우 퍼레이드에 참여했는데 얼굴을 붕대로 돌돌 감은 채로 걷는 친구가 있어서 말을 걸어봤더니 사람들의 시선이 무섭고 동성애자임이 밝혀지면 여기서 살 수 없게 되니까 도저히 민얼굴로 다니지 못하겠다고 하더군요."

유스케 씨는 성소수자와 관련한 <버즈피드 뉴스> 기사 링크를 첨부했다.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이 65.9%, 자살을 시도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14.0%나 된다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더불어 일본 내 동성결혼 실현 운동 현실도 전했다. "극우 아베정권 하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봅니다. 국회의원은 혐오 발언을 공공연하게 내뱉는 상황이고요."

유스케 씨는 자신과 주고받은 글을 지면에 쓰는 것은 영광이지만 당부를 잊지 않았다.

"그런데… 외람된 말씀이지만, 서울에는 오랫동안 살았지만 경남에 살아본 적이 없는 제가 보낸 메일보다 경남에서 숨어서 지내는 성소수자 청소년 얘기를 더 비중 있게 다뤄주심이 더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경남퀴퍼에 참여했던 성소수자 부모 모임이나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을 통해서 당사자의 얘기를 들으실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