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조합원 크레인 농성
"민주노총 강압에 일감 뺏겨"
민주노총 "막무가내 요구"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양산지역 한 아파트 사업장에서 채용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3일 오전 4시 30분께 양산시 동면 사송신도시 내 한 아파트 공사 현장 45m 높이 타워크레인에서 한국노총 건설노조 부·울·경본부 조합원 3명이 점거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지난달 4일부터 한국노총 소속 조합원 채용 보장을 요구하며 공사현장에서 집회를 이어오다 이날 타워크레인 3대에 1명씩 올라가 농성을 펼친 것이다. 한국노총은 차량을 이용해 현장 출입을 막은 채 조합원 80여 명이 시위에 동참했다. 이들이 점거농성에 나선 것은 민주노총에서 건설업체를 압박해 한국노총 조합원이 일하던 해체작업현장 3곳에서 쫓겨나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이유다.

한국노총 건설노조는 "자신들의 조합원만 채용하라고 요구하면서 한국노총 소속 조합원과 비조합원을 현장에서 쫓아내려는 사건이 발생해 분노한다"며 "다른 노조나 비조합원 생존권을 짓밟는 반노동적인 갑질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 3일 오전 한국노총 건설노조 조합원이 양산 한 아파트 공사현장 크레인에 올라가 점거농성을 하고 있다. /이현희 기자
▲ 3일 오전 한국노총 건설노조 조합원이 양산 한 아파트 공사현장 크레인에 올라가 점거농성을 하고 있다. /이현희 기자

하지만, 민주노총은 오히려 교섭을 진행하던 현장에 한국노총이 막무가내로 들어와 무리한 요구를 펼치고 있다며 반박했다.

민주노총 부·울·경건설지부는 "한국노총은 단일노조로 운영하는 민주노총과 달리 개별조합이 사업장마다 개별적으로 활동하면서 한국노총 내에서도 채용 문제로 갈등을 빚는 사례가 있다"며 "사송현장 역시 이미 채용권을 가진 건설업체와 민주노총이 교섭을 진행하는 과정에 한국노총이 뒤늦게 끼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크레인 점거농성을 시작하자 건설업체와 경찰은 안전대책을 마련하고, 이들이 크레인에서 내려오도록 설득하고 있지만 장기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건설업체는 공사를 이른 시일 안에 재개하도록 한국노총과 적극적으로 협의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한국노총이 이날 차량으로 현장 출입을 막아 다른 작업자가 출근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민주노총이 이를 저지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노조 간 물리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어 경찰이 병력을 동원해 대비하는 등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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