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로 봉쇄 않고 포위하는 장문
근시안적 사고로 큰 위기 맞듯
고정관념 탈피하는 시도 유념

사회적동물인 사람은 그물에 포위돼 있다. 법과 규칙 등이 눈에 보이는 그물이라면 관습과 고정관념은 보이지 않는 그물이라 할 수 있다. 눈에 보이는 그물의 경우 위법으로 그물을 찢으려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기 마련이다. 최소한 그물값을 치러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그물을 찢는 경우 다른 사람으로부터 우선은 도외시되거나 힐난 받을 것이다. 그것이 더 나은 관습이 되어버린다 하더라도 말이다.

장문은 돌을 잡는 기술 중 하나로 축과 함께 요긴하게 쓰인다. 장문이란 말을 직역하면 문을 감추고 있다는 의미이다. 장문에 갇힌 돌은 활로가 남아있는 데도 탈출할 수 없다.

그림1을 보자. 중앙에 갇힌 흑돌을 어떻게 잡을 수 있을까. 이 흑돌 두 점은 백을 끊고 있는 요석이다. 그러나 단순히 A나 B로 단수를 쳐 축으로 몰면 그림2와 같이 우하귀에 흑돌이 축머리로 버티고 있어 여의치 않다. 저 흑돌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인가. 단수를 쳐야 돌을 잡을 수 있다는 고정관념에서 잠시 탈피해보자.

▲ ▲그림1 백이 단수치는 선택지 A·B
▲ 그림1 백이 단수치는 선택지 A·B
▲ ▲그림2 흑이 우하귀 축머리로 이은 경우
▲ 그림2 흑이 우하귀 축머리로 이은 경우

정답1의 경우는 조금만 생각해보면 누구나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답2의 경우는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흑돌 두 점은 나가봐야 활로만 줄어들 뿐 살 수 없는 것이다.

▲ ▲정답1
▲ 정답1
▲ ▲정답2
▲ 정답2

그렇다면 애초에 흑은 백의 포위를 예상해야 함이 바람직하다. 흑은 백이 쓰는 장문의 기술을 예측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눈에 보였으면 까닭 없이 저 흑돌 두 점을 잡힐 이유가 없지 않은가. 백의 투명한 그물이 흑을 옥죄고 있다. 이것이 장문이다.

여러분들은 장문을 배움으로써 더 나은 길을 머릿속에 새긴 것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