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경마·조교사 마방 배정 등 유서 언급 의혹 전반 조사할 듯

경찰이 렛츠런파크 부산경남경마공원 소속 기수가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과 관련해 내사에 착수했다.

2일 부산 강서경찰서는 기수 ㄱ(40) 씨가 유서를 남긴 채 숙소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고, 한국마사회가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함에 따라 내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강서경찰서 관계자는 "유서에 갑질 의혹이 상세하게 나와 있어 이 부분을 내사 중이다. 이에 더해 한국마사회에서 관행적으로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서도 함께 내사할 것"이라면서도 "내사 범위와 자세한 내용 언급은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수사 의뢰를 한 한국마사회 부산·경남본부 관계자를 불러 참고인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ㄱ 씨가 유서에 남긴 의혹은 부정 경마와 조교사 개업 비리 등 크게 2가지다. 경찰은 유서를 토대로 면허를 취득한 조교사가 마방을 받는 과정을 전반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ㄱ 씨는 2015년 조교사 면허증을 땄지만, 5년 동안 마방을 받지 못했다. 그는 유서에서 마방 임대에 마사회 특정 직원과의 친분이 가장 중요하다며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경찰은 마방 배정 과정에서 마사회 간부 입김이 실제 작용했는지, 그 과정에서 불법은 없었는지 등을 들여다볼 예정으로 알려졌다. 마사회 마방 임대 심사는 정성평가(사업계획 발표) 20%, 정량평가(경주마 확보수) 80%로 이뤄진다. 비율로 따지면 정량평가가 높지만, 실제로는 정성평가가 마방 임대 당락을 결정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또 ㄱ 씨가 유서에 언급한 조교사 부당 지시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다. ㄱ 씨는 유서에서 '일부 조교사들이 말을 의도적으로 살살 타도록 하고, 말 주행 습성에 맞지 않는 작전 지시를 내리는 등 부당한 지시를 했다'고 언급했다.

경찰은 실제 부당한 지시를 했는지 여부와 부정 경마 또는 불법 사설 경마 등과 연루설까지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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