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아들 모교에 전재산 기부
홀몸 노인 마지막 소원 뭉클

"우리 아들처럼 어려운 환경에 있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창녕에서 홀로 사는 장준심(72) 할머니가 평생을 모아온 전재산 1억 원을 창원대학교에 기부했다. 장 할머니는 29일 오전 창원대학교 대학본부에서 발전기금 기탁식에 참여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사용해달라며 1억 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장 할머니는 슬하에 고 홍정식 씨만 있었다. 어려운 환경에도 아들이 지난 1993년 창원대에 입학해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하는 모습을 봐왔던 장 할머니는 6년 전 교통사고로 먼저 떠난 아들을 기억했다.

장 할머니는 "아들이 참 똑똑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묵묵히 혼자 공부를 하더니 장학금을 받고 이 학교를 다녔던 아들의 모습이 지금도 선하다"며 "지금도 창원대학교에 우리 아들같은 학생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을 위해 학교에서 기부금을 잘 사용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아들 이야기에 눈시울을 붉힌 할머니는 올해 폐암 4기 판정을 받은 상태다. 할머니에겐 손주가 있지만 연락이 닿지 않은 지 오래됐고, 재산 요구도 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선뜻 창원대에 기부할 수 있게 됐다.

▲ 창녕에서 홀로 사는 장준심 할머니가 창원대학교에 1억 원을 기부했다. /박종완 기자
▲ 창녕에서 홀로 사는 장준심 할머니가 창원대학교에 1억 원을 기부했다. /박종완 기자

할머니는 "아들도 지금 내 모습을 본다면 좋아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가슴에 묻었던 아들 생각에 잠시 잠기기도 했다. 할머니는 현재 창녕에서 강아지 4마리와 살고 있다. 한 때 22마리의 유기견을 보살폈지만 지금은 4마리만 남았다. 할머니는 아들에 대한 향수와 사랑을 강아지들에게 전하고 있다.

1억 원 외에도 할머니는 사망 시 나올 보험금 5000만 원도 장학금으로 수익자 지정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창원대는 할머니의 기부금 1억 원을 예탁할 예정이다. 예탁 후 발생하는 이자를 통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창원대 관계자는 "예금에서 발생하는 이자가 많지는 않겠지만 할머니 의지가 있기에 이렇게 진행한다"고 했다.

이호영 창원대 총장은 "매우 의미 있고 귀중한 대학발전기금을 기탁해 주신 장준심 할머니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며 "고귀한 뜻에 따라 인재를 키우고, 대학과 지역사회를 발전하는 데 전심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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