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축 선수 2명 줄부상에도
전국대회·리그 3위 호성적
경쟁심 더 높여 내년 대비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창원기계공업고등학교 축구부 감독으로 있던 최경돈 감독이 올 시즌을 앞두고 내셔널리그 창원시청 감독으로 옮겼다. 최 감독을 12년간 보좌하며 코치 생활을 묵묵히 해 온 김성민(39) 창원축구센터FC U-15 감독이 빈자리를 메웠다. 첫 시즌에서 전국대회인 무학기에서 3위, 경남권역 주말리그 3위 성적을 거뒀으니 괜찮은 편이다. 그런 김 감독을 26일 오후 훈련중인 창원 남산운동장에서 만났다.

▲ 김성민 창원기계공업고등학교 축구팀 감독. /정성인 기자
▲ 김성민 창원기계공업고등학교 축구팀 감독. /정성인 기자

-올 시즌을 평가해달라

"무학기 대회에서 3위를 했고 주말리그 3위도 했다. 만들어진 팀으로 낸 성적이지만 만족할 만하다. 하지만 내가 하고 싶었던 것들이 있었는데 이걸 제대로 못해 본 점은 아쉬움이 있다."

-해보고 싶었던 건 무엇을 말하나?

"3학년 주축 선수 2명이 수술을 받는 등 시즌아웃돼 부상 방지를 제대로 못한 점이 가장 아쉽다. 다음으로 선수들은 경쟁을 통해 성장·발전한다. 그런데 이 학교에는 오래 전부터 진학을 위해 3학년 선수들 위주로 팀을 운영해오다 보니 3학년들은 으레 '내가 출전하겠지' 하는 기대를 하고 있었다. 학년을 가리지 않고 훈련에서부터 경기까지 선수들이 경쟁할 수 있는 구도를 만들지 못했다."

-지도자로서 처음 접해보는 장기 레이스가 주말리그다. 괜찮은 성적을 거뒀는데, 운영해보니 어땠나?

"사실 주말리그, 특히 올해처럼 진행되는 경우는 선수들 진학에 하등 도움이 안돼 성적에 크게 연연하지 않았다. 선수들의 주중 학습권을 보장하고자 마련한 게 주말리그였는데, 오히려 선수와 지도자 모두를 혹사시키는 부분도 있다."

-주말리그에는 선수 혹사를 방지하려는 목적도 있지 않나?

"명분은 그런데, 실제로는 잘 안된다. 매주 토·일요일에는 주말리그가 열린다. 여기에 대학 진학에 성적으로 반영되는 전국대회도 3위 이내 입상을 노리고 몇차례 출전해야 한다. 도민체전도 열리고. 선수들은 주말 경기 후 월요일부터 오전에는 수업하고, 오후에는 훈련에 참가한다. 도무지 쉴 틈이 없다. 특히 지도자에게도 주 52시간 초과 근무를 못하게 하는데, 실제 그리 한다면 선수단 운영 자체가 어려워진다."

-주말리그 성적이 대입에 도움이 안 된다는 얘기는 무엇인가?

"대부분 대학이 9월에 수시전형 원서를 받는다. 그 이전까지 성적만 대입에 반영된다는 얘기다. 지난해에는 주말리그도 전·후반기로 나눠 진행했고, 왕중왕전도 그리했다. 6월까지 주말리그 성적과 왕중왕전 성적이 나와 이걸 대입 원서에 기재할 수 있었다. 올해는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진행되다 보니 우리가 마지막 왕중왕전을 11월 17일 치렀는데, 이때는 대학 수시전형이 완료되고 합격자가 발표된 데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우승을 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나."

-올해 3학년 졸업생들 진로는 정해졌나?

"모두 11명이 졸업하는데 일부는 대학으로 진학한다. 또 실업팀이나 올해 시행되는 K3리그로 진출할 선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들은 선수생활을 이어가지만 일부는 취업 전선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10년 가까이 축구를 해온 선수가 대부분일 터인데, 여기서 선수생활을 접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아쉬움이야 왜 없겠나. 하지만 현실이 그렇다. 전국 초등학교 축구 선수가 얼마나 많겠나. 이들이 전부 프로가 될 수는 없다. 성장하면서 축구를 접고 다른 길로 가는 선수도 많다. 그래서 고교 축구 지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 역할은 무엇인가?

"초·중학교와 달리 고등학교는 성인 무대로 가는 앞단계다. 축구 기량도 중요하지만, 졸업하면 선수든 취업이든 사회의 구성원으로 나서야 한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성실하고 꾸준하게 자신의 자리에서 역할을 해나갈 인성 교육이 중요하다. 선수의 능력을 잘 살피고, 부모와도 잘 의논하면서 가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지도자의 고충이 있다."

-내년 구상은?

"올해는 우리 선수들이 코칭 스태프 잘 믿고 따라와 줬기에 만족할 만한 결과를 냈다. 내년 시즌도 선수들과 소통하며 최대한 성장할 수 있게 뒷받침하겠다. 물론 성적도 올해보다 잘 내고 싶다. 선수들이 할 수 있는 부분을 극대화해서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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