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하나만 키워도 힘들잖아"
자라나는 모습, 내 행복으로 쌓여

얼마 전 출산한 나는 이제 친구보단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또래 엄마들과 더욱 왕래가 잦아졌다. 아들의 접종을 위해 찾은 병원에서 조리원 동기 언니를 만났다. 같은 시기에 같은 경험을 하고 있는 엄마라 그런지 수다의 꽃이 폈다. 그리고 가장 이슈가 된 이야기는 바로 둘째였다.

나는 남편과 결혼 전부터 아이 계획을 세웠었다. 그것은 바로 3명의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 아이를 좋아하는 남편과 나는 이렇게 다자녀의 꿈을 꾸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그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동기 언니의 생각은 달랐다. 둘째란 있을 수 없는 일.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나에게 이렇게 물었다.

"세 명 키울 능력이 되니? 나는 상상도 못 하겠어. 그리고 너무 힘들어서 두 번 다시 육아는 못 하겠다."

그리고 나와 자주 연락하는 또 한 명의 엄마가 있다. 바로 얼마 전 출산 한 신랑 친구의 아내이다. 어느 날, 남편에게 절친의 전화가 왔다. 우리의 자녀 계획을 물어보며 시작된 통화는 절친의 고민 상담으로 바뀌었다. 아내가 둘째 출산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한 명으로 충분하다는 아내의 의사를 출산이라는 기회를 통해 듣게 된 것이었다. 하지만 절친의 의견은 달랐다. 둘째를 가지고 싶다는 것이었다.

나는 언니에게 넌지시 물었다. 왜 한 명만 낳기로 한 것이냐고 말이다. 언니는 "요즘 아이 한 명만 이쁘게 키우는 것도 힘든 세상이잖아. 나는 한 명 이상은 자신이 없다…."

조리원 동기 언니도 신랑 절친 아내도 나에게 하나같이 이야기했다. "너 진짜 대단하다. 요즘 너처럼 3명이나 계획하는 사람 잘 없는데, 나라에서 너한테 상 줘야겠다."

이 두 명의 엄마만이 아니다. 나의 지인들은 내 계획을 들으면 하나같이 이와 같은 반응이다. 나는 오히려 놀랍다. 많은 자녀 계획을 두는 것이 좀처럼 보기 드문 경우라는 것이 말이다. 한마디로 요즘에는 많은 부부가 다자녀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스갯소리로 요즘 사람들이 하는 말이 있다. 아이 한 명을 기르는데 적어도 3억 원이 든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이 말이 현실이라기보다는 슬프다. 아이를 낳아 기르는 기쁨이 돈으로 생각된다니 이 무슨 슬픈 현실이란 말인가. 나는 돈이 얼마가 드는지는 생각지도 않았다. 그저 남편과 나를 닮은 사랑스러운 아이를 많이 낳아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것만 생각했다.

물론 현실이 힘든 건 사실이다. 임신 후 매번 가는 진료비와 검사비, 그리고 먹으면 좋다는 영양제에 출산비, 입원비, 조리원비, 아이 예방 접종비 등등….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간다. 그리고 누구에게는 아무것도 아닐 금액이 누구에게는 힘든 현실일 수도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무작정 아이를 많이 낳으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나의 바람은 너무나도 이쁜 우리 아이를 돈이 많이 들어 힘들다기보다 자라나는 모습을 보며 행복함이 쌓여가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아이를 무조건 많이 낳자는 것은 아니다. 그저 돈이라는 무거운 현실 때문에 너무나도 위대한 출산과 육아를 포기하지 말자는 것을 말하고 싶다. 나는 앞장서 다자녀의 행복함을 전파할 것이다. 앞으로의 행복에 함께할 우리 다섯 가족이 많은 의미를 보일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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