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음하지 않는 문화 확산
'처음처럼'도 0.1도 낮춰 4파전
로고·병 색깔·맛 차별화 시도

젊은층과 여성을 붙잡기 위한 저도주 소주시장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주류는 27일부터 '처음처럼' 알코올 도수를 기존 17도에서 0.1도 낮춘 16.9도로 리뉴얼했다. 지난해 4월 17.5도에서 17도로 0.5도 낮춘 데 이어 약 1년 7개월 만에 0.1도 더 내렸다.

저도주를 상징하는 '16.9도'는 무학이 처음 선보였다. 무학은 20도대 소주가 주류를 이루던 2006년 16.9도 '좋은데이'를 내놓으며 전국구로 이름을 알렸다. 무학이 좋은데이를 내놓았던 때는 여성들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는 시기였다.

과거 남성의 술로 대변됐던 소주는 여성층을 끌어들이는 과정에서 도수가 내려갔다. 음주문화가 변화한 것도 작용했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가볍게 즐기자'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무학 관계자는 "소주 맛을 간직한 채 도수를 내리기가 힘들다. 젊은층과 여성을 끌어들인 좋은데이 성공 사례를 보고 타사에서도 어쩔 수 없이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반인들은 17도 소주와 16.9도 소주 차이점을 느끼기 힘든 게 현실. 일본 불매운동 과정에서 점유율이 떨어진 롯데주류는 16.9도를 내세우며 젊은층과 여성층을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진로' 등을 내놓으며 롯데주류와 격차를 벌린 하이트진로는 올해 성과에 고무돼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4월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16.9도 진로를 내놓았는데, 뉴트로에 열광하는 젊은 세대는 물론 1970~80년대 진로를 즐겼던 중장년층 향수를 자극하며 출시 72일 만에 1000만 병 판매를 기록했었다.

국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희석식 소주 출고량은 91만 8000㎘로 전년 대비 3% 감소했다. 2013년(90만 5903㎘) 이후 최저치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만 19~59세 남녀 2000명을 조사해 내놓은 '2018년 주류소비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1회 음주 때 평균 음주량은 2014년 8.3잔, 2015년 8.2잔, 2016년 7.9잔, 2017년 6.9잔, 2018년 6.3잔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제품 용기만으로는 차별화하지 못한다. 젊은층·여성을 포함한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마케팅뿐 아니라 다양한 연구를하고 주질을 변경하는 작업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1월 16.9도 '대선'을 출시한 대선주조는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맛을 내세웠다. 대선주조 관계자는 "천연감미료 토마틴이 첨가돼 풍미가 높고 벌꿀을 넣어서 뒤끝이 깔끔한 소주를 만들려 하고 있다"며 "원적외선 숙성공법과 음향진동 숙성공법으로 보다 더 부드러운 목 넘김으로 소비자를 공략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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