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2021시즌 맞춰 완전 이전
구단 개선공사 일정·비용 우려
"임대료 적절히 면제해줬으면"
시 "타 구단 사례 등 조사 중"

프로농구 창원LG가 KBL의 연고지 정착 계획보다 2년 앞서 구단 사무실까지 창원으로 완전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LG는 경기도 이천 체육관에서 훈련하고 있고, 사무국도 서울에 있어 지역 밀착 마케팅을 하기가 어렵다.

KBL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연고지 정착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10개 구단에 권고하고 나섰다.

KBL 10개 구단 중 LG를 비롯해 부산KT, 울산현대모비스, 원주DB 4개 구단만 비수도권에 연고를 두고 있고 나머지 6개 구단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도시에 연고를 두고 있다.

하지만 지방 4개 구단도 연고지만 지방일 뿐 클럽하우스와 훈련장은 모두 수도권에 있어 서울에서 출퇴근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이에 KBL은 18-19시즌부터 22~23시즌까지 합숙소를 폐지하고 23-24시즌 개막 전까지 구단 사무국도 모두 연고지로 이전하는 계획을 마련했다. 이후 2018년 6월 1일부터 합숙소는 전면 폐지됐고, 훈련 참여는 출퇴근으로 정착했다.

이에 LG는 연맹 권고와 관계없이 20-21시즌을 창원에서 시작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하고 창원시, 창원시설공단 등과 협의하고 있지만 일정 계획에 대한 시각차 등으로 실행이 지연되고 있다. 여기에는 LG뿐만 아니라 창원시, 창원시설공단, 배드민턴 동호회 등이 얽혀 있어 풀어가야 할 문제가 많기 때문이다.

LG는 현 체육관 지하 보조경기장을 연습구장으로 쓰고 싶어한다. 하지만 이 시설은 5개 배드민턴 동호인들이 오래전부터 써왔다. 이들이 이전할 곳을 찾아주는 것이 급선무였는데, 이 문제는 어느 정도 실마리가 풀렸다.

창원시설공단 관계자는 "동호회가 보조구장을 임대해서 쓰는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사용해왔기에 대표들과 간담회를 하고 이전에 대강 합의는 했다"며 "내년 6월 개관 예정인 창원축구센터 내 다목적체육관으로 이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시가 99억 원을 들여 축구센터 안에 짓고 있는 다목적 체육관에는 배드민턴, 탁구, 족구를 할 수 있는 시설과 여기에 농구와 배구장으로도 활용할 수 있게 건설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착공해 내년 3월 준공 예정이다. 하지만 내부 정비 등을 거쳐 내년 6월께야 개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일정이 꼬였다.

LG는 내부 리모델링 기간이 6개월은 필요한데 올 시즌이 끝나면 바로 공사를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시는 다목적 체육관으로 배드민턴 클럽이 옮겨가려면 체육관이 개관하는 6월 이후에야 비워줄 수 있다면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공사비와 임대료에 대한 입장도 정리되지 않고 있다.

LG 관계자는 "지금 보조경기장에는 냉난방시설도 없다. 여기에 소방법에 따른 필수 설비 등을 갖추려면 공사기간도 6개월은 잡아야 하고, 대략 공사비도 40억 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 정도 돈이면 시가 적절한 땅만 제공해준다면 새 체육관을 지어도 될 정도"라고 말했다.

구단은 리모델링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만큼 시설 사용료를 시가 적절한 수준에서 면제해주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시는 이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창원 연고지를 더 강화하는 만큼 시로서도 환영한다"면서도 "아직은 다른 구단 사례 등을 알아보고 있으며 내년 초나 돼야 대강 얼개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6일 고양오리온과 홈경기 이후 오는 30일 인천전자랜드와 홈경기까지 보름 가까이 창원에서 경기를 하지 못했다. 창원체육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세계농구연맹 월드컵 대회가 갑자기 취소되면서 벌어진 일이다. 팬들은 시즌 중 1주일에 한 번 이상은 농구 경기를 관람할 수 있고, 경기 전날은 체육관에서 진행되는 훈련도 지켜보고 선수들과 스킨십도 할 수 있었는데 이렇게 길게 만나지 못하면서 팬들의 불만도 크다.

구단 사무국과 훈련장이 창원으로 온다는 것은 구단 소속 코칭스태프, 선수, 직원은 물론 그 가족까지 창원으로 이사를 와야 한다. 아무리 줄여잡아도 창원시민 150명이 늘어난다.

시와 구단이 협의를 하고 있으니 결론이 어떻게 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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