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세 마감 이달 상승세 지속
집값 바닥 인식에 '큰손'몰려
10월 외지인 매입 전월비 급증
실수요자 피해 우려 목소리

장기간 침체에 빠져 있던 지역 아파트시장이 심상찮다. 2년 7개월간 아파트값 하락세를 이어온 경남은 지난주 보합으로 전환했다. 창원지역도 하락세를 멈추고 이달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창원 성산·의창구 아파트 매매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이는 신규 아파트와 대단지 중심으로 원정 투자가 부쩍 늘면서 시장 분위기가 급변한 것으로 보인다.

◇경남 2년 7개월 만에 보합 전환…창원 성산·의창구 상승세 = 경남은 지난 2년 7개월간 하락하던 아파트 가격이 보합으로 전환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경남은 11월 셋째 주(18일) 아파트 매매가격이 0.00%를 기록했다. 이는 2017년 3월 이후 2년 7개월 만의 일이다. 올해 하락세를 지속하던 창원지역 아파트값도 이달 들어 오름세로 돌아섰다. 10월 넷째주 -0.05%에서 11월 첫째 주 0.02%로 상승 전환해 둘째주 0.01%, 셋째 주 0.13% 올랐다.

아파트 매매시장의 분위기 반전은 창원시 성산·의창구 지역이 이끌었다. 이달 셋째 주 성산구와 의창구 아파트 가격은 각각 0.33%, 0.30% 상승했다. 이들 지역 아파트 가격이 1주일 만에 0.30% 이상 오른 것은 이례적이다. 한국감정원은 "성산구는 반림동 대단지 위주로, 의창구는 용호동 신축과 신월동 재건축 위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창원 용호동 용지더샵레이크파크 경우 11월 전용 84.474㎡가 7억 1300만 원(23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10월 같은 아파트 23층이 5억 8000만 원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1년 새 22.9% 오른 것이다.

▲ 창원 성산·의창구 아파트 가격이 이달 들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창원시내 아파트 전경.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창원 성산·의창구 아파트 가격이 이달 들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창원시내 아파트 전경.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외지 투자자 몰려…실수요자 피해 우려 = 장기간 침체에 빠져있던 창원 의창·성산구 아파트값이 최근 들썩이는 주요 배경으로 외지에서 온 이른바 '큰손'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인구가 증가한 것도 아니고 미분양은 여전한데 아파트값이 오르기 시작한 것은 외지 투자자들이 지역 아파트를 적극 매입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창원 의창구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하락폭이 둔화하는 등 지역 집값이 바닥권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서울, 부산, 울산, 대구 등 외지 거주자 투자가 크게 늘어났다"며 "특히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 규제가 집중되다 보니 투자자들이 지역 부동산으로 눈을 많이 돌렸다. 창원에서도 성산구, 의창구 중심으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감정원 자료를 보면, 10월 서울 등 외지에서 성산구, 의창구 아파트를 매입한 거래 건수는 각각 102건, 83건이다. 이는 전달 성산구(44건), 의창구(58건)에서 매입한 건수보다 각각 132%, 43% 증가한 수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집주인은 내놨던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창원 성산구 한 공인중개사는 "저가 매물을 소화하다 보니 이제 낮은 가격 매물이 거의 없다. 매도하는 사람도 더 오를까 싶어 회수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창원 아파트값은 성산구·의창구 일부 지역 중심으로 회복하는 단계다. 하지만 외지인의 원정 투자가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줘 집값만 오르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실수요자들의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재갑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남지부장은 "원정 투자는 실거주가 아닌 대부분 투기수단이 목적"이라며 "원정 투자 세력으로 집값이 오르면 실제 거주하고 싶어하는 실거주자들이 피해를 입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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