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은 지금 애달프다. 만선의 꿈을 안고 항구를 떠났던 고깃배 '대성호(29t·통영 선적)'는 지난 19일 오전 제주 바다에서 불탔다.

이 화재 사고로 내외국인 승선원 12명(한국인 6, 베트남인 6) 가운데 대다수는 아직 실종 상태다. 밤낮을 가리지 않는 광범위한 해상·항공 수색에도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다.

소식을 기다리는 가족은 애가 탄다. 통영시청에 마련된 실종자 가족 대기실은 침통한 분위기다. 무거운 침묵이 흐르고 이따금 흐느낌과 탄식도 교차한다.

사고가 나자 대통령은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인명 구조에 온 힘을 들이라고 지시했다.

여당 대표와 해양수산부 장관 등은 통영을 찾아 실종자 가족을 위로했다. 하지만, 그때뿐이다. 따뜻한 말이나 행동으로 실종자 가족 괴로움을 덜어 주거나 슬픔을 달래 주는 데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실종 선원들이 하루빨리 가족 품으로 돌아오는 게 급선무다.

이런 애끓는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무심한 바다는 여전히 말이 없다.

실종자와 가족 사연은 가슴을 저민다. 한 선원은 출항한 지난 8일이 생일이었다. 일부는 가장의 부재로 앞으로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딱한 처지에 놓였다.

한 실종자 가족은 정부 관계자에게 "당장 먹고살 길이 막막하다"며 눈물로 하소연하기도 했다. '코리안 드림'을 꿈꿨을 베트남 실종 선원 중 5명은 한마을 출신으로 한꺼번에 사고를 당해 안타까움을 샀다.

시간이 지날수록 실종자 가족 그리움은 더 사무친다. 떠난 이들은 꼭 돌아와야 한다. 남망산이 통영항과 동호항을 동서로 가르고 바닷바람 짭짜래한 이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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