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있는 사천에서 최고위원회를 열고 항공우주산업 지원 의지를 보였다. 서부경남에서 KAI가 갖는 산업적 위치를 고려할 때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여당이 힘을 보태주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항공산업에 투자한다면 KAI는 지금보다 훨씬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정치적 냄새가 나긴 하지만 서부경남 주민들이 바라는 것도 지역 기간산업이 날로 발전하는 것이므로 기대하는 바가 클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사천에서 최고위원회를 연 것은 악화일로를 겪는 국내 경제 사정과 맥이 닿아 있다고 본다. 좀 더 기업 친화적인 이미지를 보여줄 필요가 민주당으로 하여금 사천으로 오게 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경제 사정은 투자는 막혀있고 청년실업은 희망이 없으며, 성장률은 거의 멈추어진 상태다. 이 정부가 좀 더 일찍이 사태 심각성을 인지하고 정책적 대응에 나섰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늦어도 제대로 된 길을 열어가기만 하면 희망은 있다. 민주당이 이번 방문으로부터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어야 그 길이 조금이라도 열릴 수 있을 것이다.

KAI는 우리나라 항공기 완성품을 생산하는 유일무이한 회사다. 첨단과학과 정밀기술이 결합한 항공우주산업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 산업의 미래 경쟁력과 국가 안보적 측면에서의 중요성도 있다. 그러나 국산 전투기 생산 결정 과정에서 보듯 투자·기술개발 등 해결해야 할 난제가 한둘이 아니다. 안현호 사장은 "우리 항공우주산업은 자립 기술을 확보하지 못해 항공기를 개발할 때마다 선진국 지원을 받아야 하는 구차한 상황이다. 자립을 위해서는 연구개발과 금융지원이 절실하며, 국산 항공기에 대한 국내 우선 구매 정책도 요구된다"고 말했는데, 우리나라 항공산업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그대로 보여준다.

정부 여당이 해야 할 일도 이런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다. 말보다는 실천이어야 한다. 지역 여당 국회의원 후보를 부각하기 위해 말의 성찬을 한 것이라면 지역민은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또 다른 KAI 방문도 걱정된다. 총선을 앞두고 친기업 이미지를 보여주려는 심정은 이해하지만 그것보다는 무너지고 있는 경제 해법을 내놓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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