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용호초 학부모 문제제기에
교육청, 추첨제 '가장 공정'답변

창원시 의창구 용호초등학교 학부모들이 거주지와 가까운 중학교에 자녀들이 진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교육당국은 특정 지역, 특정 학교에 학생들이 몰리는 현상을 막으려면 현행대로 '추첨'하는 것이 공정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가까운 학교로" = 용호초교 학부모 20명은 21일 경남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교육청에 '학구 조정'을 요구했다. 학구는 특정 지역에서 특정 초·중학교에 다니도록 구역을 지정해둔 것이다.

학부모들은 2017년부터 용호동에 재개발아파트가 들어서 인구 증가 등으로 학생 수가 늘어나고 위장전입이 많으니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으나 고쳐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학생들을 초·중학교에 배정할 때 실제 거주지와 가까이 배정할 수 있도록 원칙을 세워 달라고 했다. 또 친인척의 집에 주소를 옮겨두고 실제로는 멀리 다른 곳에서 등하교하는 '위장전입'을 전수 조사해 강력한 조치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학부모들은 이와 관련해 다른 지역 사례를 근거로 내세웠다. 경기도 성남교육지원청의 '2020학년도 중학교 신입생 배정업무 지침'에는 1순위가 '지망', 2순위가 '근거리', 3순위가 '재학기간'으로 돼 있다. 가까이 사는 학생을 먼저 배정한다는 뜻이다. 학구 위반 학생은 마지막 순위로 배정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바로 집앞에 중학교가 있는데, 버스를 타고 멀리 있는 학교로 가야 할 이유가 있나. 친구들과 떨어져 다른 학교로 진학하면 낯선 환경에서 적응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며 "반송여중을 예로 들면 용호초교에서 51명이 진학하지 못하고 2지망 학교로 가야 할 처지"라고 말했다. 용호초교에서 1지망으로 신청할 수 있는 학교는 반송중·반송여중·반림중 등이다. 2지망으로는 팔룡중·도계중·창원중·창원여중 등이 있다.

또 학부모들은 현재 용호초교 저학년 학생들이 고학년보다 더 많은 만큼,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문제라며 서둘러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첨이 가장 공정" = 용호초교 학부모들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도교육청은 '경남 중학교 학교군 및 중학교 고시'에 따라 이미 근거리 배정을 위해 추첨을 우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용호초교의 경우 학부모들이 반송여중만을 예로 들었지만 약 500m 거리에 반림중이 있어 배치가 충분하다고 했다. 학부모들 주장대로 하면 반송여중에 학급을 늘려야 하고, 그렇게 되면 인근 중학교들이 연쇄적으로 학급을 줄여야 하는 등 균형이 무너지고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저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정학교 학급을 늘리려고 미술·음악 등 특수교실을 일반 교실로 바꿔야 하는 등 교육환경이 나빠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창원교육지원청 관계자도 중학교 신입생을 배정할 때 거주지를 중심으로 무작위로 추첨하는 현행 방식이 가장 공정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이른바 '좋은 학군'으로 평가받는 학교에 학생들이 쏠리는 현상을 막으려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했다.

창원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교육시설과 여건·환경 등을 고려해서 배정해야 한다. 일부 지역에서 특정학교로 몰려드는 현상이 있는데, 결국 가장 공정한 것은 추첨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장전입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주민센터에서 실거주 여부를 확인하고, 잘못돼 있으면 고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도 "위장전입과 학구 위반 예방·적발을 위해 추가 서류를 받는 등 면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창원교육지원청의 '2020학년도 중학교 진학업무 시행계획'에는 '선호도가 높은 학교에 배정받고자 위장전입과 학구 위반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니, 학교장은 주소지 거주 확인을 철저히 하라'고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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