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설립 조선기자재 기업 '대기식 기화기'국산화
경남도 집중지원 발판 '해수식 LNG기화기'개발 박차

창원시 진해구에 있는 태진중공업(대표 최태환)은 2007년 선박구성품인 배관자재(Pipe spools)로 사업을 시작해 조선기자재업계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강소기업이다.

1986년 3월 부산에서 첫 사업을 시작한 최태환(60) 대표는 조선업이 한창 호황이던 2007년 진해구 STX조선해양 인근에 태진중공업을 설립했다. 토지 매입에 창업 자금을 쏟아부은 탓에 자금이 없어 사무실 대신 컨테이너 2동을 연결해 사업을 시작했다. 5명으로 출발한 회사는 지금 30명, 26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초기 STX 성공과 더불어 태진중공업도 승승장구했다. STX와 기술제휴를 통해 비철배관을 생산하기 시작했고, 고도의 용접기술력을 요구하는 이 제품의 성능이 알려지자 여기저기서 물량이 쇄도했다.

최 대표는 "당시만 하더라도 사무실에서 거의 먹고 자며 납기를 맞췄다"면서 "지금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당시 STX가 기술제휴 등을 통해 많은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최 대표는 직원들의 자발성을 꼽았다.

그는 "조선업 불황으로 매출이 반 토막 나고 부도를 걱정해야 할 시기에도 전혀 직원들의 동요가 없었다. 오히려 저를 위로하며 '다시 한 번 해보자'고 해 힘을 낼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아야 생산성 향상은 물론 회사 전체의 장기적인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는 게 최 대표의 평소 지론이다.

조선 산업 최일선에서 위기를 예감한 최 대표는 기업 생존의 길을 연구개발(R&D)에서 찾았다.

2014년 기술연구소를 설립, 운영하면서 조선기자재 중심 기업에서 초저온 산업플랜트 기자재업체로 업종 다변화를 이루었다. 그는 그간 연구개발에 쏟아 부은 돈만 50억 원이 넘는다고 귀띔했다.

▲ 태진중공업 최태환 대표가 LNG기화기를 평가하는 시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태진중공업 최태환 대표가 LNG기화기를 평가하는 시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태진중공업은 각고의 노력 끝에 주변 공기를 이용하는 친환경시스템 '대기식 기화기'를 개발했다. 세계 최초로 시간당 100t을 처리할 수 있는 대기식 기화기로 가스공사 인천생산기지에 납품했고, 세계문화유산지역으로 지정된 제주도 애월LNG터미널 기화송출설비의 주력 기기 납품업체로 선정됐다.

경남도 스타기업 선정에 대해선 "쟁쟁한 업체들이 많이 신청했다고 해서 솔직히 선정 안 될 줄 알았다"면서 "기회를 준 만큼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초일류 기술기업으로 보답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웃었다. 2019 경남도 스타기업으로 지정되면서 도약 미션을 부여받은 태진중공업은 바닷물을 이용한 '해수식 LNG기화기'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최 대표는 "이 과제가 앞으로 5년간 진행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회사는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는 기틀을 마련하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일본의 수출규제로 불거진 기술 자립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또, 그는 "태진중공업은 현대미포조선으로부터 수주 기술협의를 진행 중이어서 조선해양분야로 영업영역을 확장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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