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사투리로 철이 덜 들었다는 소리, '시근머리' 없다는 소리를 종종 듣는다. 놀이공원에서 놀이기구 타기를 아들보다 더 즐기니 아내도 같은 말을 한다.

지난 9월 4일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마산로봇랜드'가 들어섰다. 사업개요는 '로봇산업과 로봇문화를 선도하는 경남 로봇산업 진흥기관'이라는데 세세한 내용은 경제부 기자에게 맡겨두고 오로지 순수하게 즐기는 소비자 관점에서 이야기해보자.

시설은 개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쾌적하고 깔끔했다. 놀이기구도 인근 경주나 대구 놀이공원보다 그렇게 많이 떨어지지 않는다. 아니 몇몇은 더 나아 보이는 기구도 보인다. 입장료가 비싸다는 말들이 나오지만 조금만 신경 써서 찾아보면 각종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가까운 '놀이공원'으로 만족이다. 하지만 '로봇테마파크'라고 부르겠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입구에 거대한 로봇을 세워두고 놀이기구 장식으로 로봇 머리만 달렸으면 '로봇테마파크'인가? 내부에 각종 로봇 체험 시설이 있기는 하지만 그저 VR 체험이나 전시 관람일 뿐 '로봇'이 전혀 와 닿지는 않는다. 특히 체험 시설조차 신장 제한을 두어 로봇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접근하기 어렵게 했다. 또 명색이 '로봇테마파크'인데 공원 내에 무인 안내 로봇이라도 한 대 있을 줄 알았다. 내가 너무 먼 미래를 기대했나? 인천공항에도 인공지능 로봇이 있다는데 그래도 '로봇랜드' 아닌가!

로봇랜드가 위기라고 한다. 호텔, 펜션 등 숙박시설을 짓는 2단계 사업으로 진행이 안 된단다. 각설하고 테마파크 이야기만 해보자. 테마가 없는 테마파크, 그냥 놀이공원을 과연 누가 숙박까지 해 가면서 즐기겠는가? 기본에 충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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