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수명 49세였던 독일 기원
기준연령 조정 논의 수면 위로

연예인 '전영록, 김창완, 양희경' 씨의 공통점은? 정답은 이들 모두가 올해 만 65세라는 것이다. 만 65세가 되면 우리나라에서는 기초연금 수령대상, 지하철 무료승차, 임플란트 비용보조, 이동통신 요금지원 같은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유인즉 사회·경제적으로 돌봄이 필요한 '노인'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구도 이들을 노인이라고 쉽게 부를 수 없을 것이다. 실제로 우리 국민이 생각하는 노인 연령은 평균 72.5세(2018 서울시 노인실태조사)라고 하니 이들은 아직 젊은 편에 속한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65세가 되면 노인이라는 기준이 만들어진 걸까? 일반적으로 1889년 독일의 연금제도가 만들어지면서 시작됐다고 한다. 당시 독일 국민의 평균수명은 49세였고 연금수령나이를 65세로 정하면서 '65세=노인'이라는 인식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 기준은 1935년 미국의 사회보장제도, 1950년 국제연합(UN)의 고령지표, 1981년 우리나라의 노인복지법이 만들어질 때도 반영됐다. 무려 130년 전에 만들어진 노인의 기준이 아직도 사용되고 있는 셈이다.

내년이면 우리나라도 100세 시대에 접어들 것이란 예상이 적잖다. 100세 시대는 한 해 동안의 사망자 중 가장 빈도가 많은 나이, 즉 최빈 사망연령이 90세를 넘어설 때를 말한다.

여기에 미국 타임지의 '2015년에 태어난 아이는 142세까지 살 것이다'는 기사를 덧붙이는 것은 사족일까? 이미 과학계에서는 '인간수명 150세'를 두고 갑론을박한 끝에 기어이 내기까지 했다. 미국의 유명한 교수 두 명이 2000년에 태어난 아이들 중 2150년까지 생존하는 사람이 나오는지를 두고 내기를 한 것이다. 이들은 각각 매년 일정액을 내고 2150년 1월 1일 150살을 맞은 사람이 있는지를 확인해 이기는 쪽 후손에게 약 5억 달러의 상금을 주기로 학계공증까지 받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내기의 승자가 아니다. 앞으로 생물학적 수명은 점점 늘어날 수밖에 없고 65세 노인이 돼도 육체적이든 정신적이든 지금보다 젊다는 사실이다.

2015년 UN은 파격적인 연령대 구분을 발표했다. 18세에서 65세까지는 청년, 66세에서 79세까지는 중년, 80세 이상부터 노인으로 보자는 것이다. 한국도 2017년 5060세대를 아울러 고령자나 노인 대신 '신 중년'이라는 용어를 쓰기로 했다. 지난 13일 범부처 '인구정책 태스크포스'에서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노인연령 상향조정의 뜻을 비쳤다. 이러다 어느 순간 130년 동안 갇혔던 노인의 틀이 깨질 것 같다.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노인 기준연령이 오르는 만큼 개인이 짊어져야 할 노후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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