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건 개선 요구 집회 중 충돌·부상…경찰 "과잉 진압 없어"

노동 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집회를 이어오고 있는 밀양 현대그린푸드 영남물류센터 화물 배송 기사들이 경찰의 과잉 진압을 규탄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경남지부는 18일 0시쯤 경찰의 강제 해산 시도로 노동자 1명이 울분에 못이겨 흉기로 극단적 선택을 해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했다고 밝혔다.

또 노동자 2명이 허리 부상 등으로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전했다.

현대그린푸드는 학교나 회사 식당 등에 급식 납품을 하는 업체이며, 현대글로비스가 물류 배송을 한다. 현대글로비스에는 5개 운송업체가 소속돼 있다.

이 가운데 ㄱ 업체의 노동자 10여 명이 화물연대 조합원으로 가입했다. 배송 기사들은 밤 10시 배송을 시작해 다음날 오전 8시까지 돌아와야 한다.

경남, 부산, 대구, 경북, 울산 등 각지로 납품을 하는데 정해진 시간보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경위서를 작성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노동 조건이 부당하다고 느낀 이들이 노동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노동조합에 가입한 것이다.

그러자 사측은 노조 가입을 주도한 노동자에게 지난달 해고를 통보했다. 해고 이유는 시간외 수당을 부당하게 받았으며 공금을 횡령했다는 것이다. 사측은 이들을 경찰에 고발했다.

화물연대 경남지부는 지난 12일부터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집회를 이어왔다.

지난 17일 노동자 300여 명이 나섰고, 이날 경찰은 550여 명이 동원됐다. 이날 집회는 자정을 넘겨 진행됐다.

경남지부 관계자는 "17일 오후 7시쯤 사측이 배송을 시작하려 해서 입구를 막았다"라며 "경찰은 밤 12시가 넘어 조합원 1명당 서너 명씩 붙어서 강제로 끌어냈다. 공권력이 사측 편을 드는데, 속수무책이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조합원 2명이 짓밟히면서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옮겨졌고, 분에 못 이긴 한 조합원이 자해를 시도해 부산대병원으로 급하게 옮겨 수술을 했다"고 전했다.

밀양경찰서 관계자는 "과잉 진압은 없었다"며 "노동자들이 차량 출입을 방해하고 있었고, 대치 과정에서 일부 노동자가 넘어져 그런 불상사가 있었다"고 밝혔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노사 간 협의할 시간을 충분히 줬고, 정문을 막고 있으면 업무방해가 될 수 있으니 물러나라고도 했다. 노동자들이 최대한 다치지 않게 하려고 서너 명씩 붙어서 이동 조치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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