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SK텔레콤·6개 시군 등 민관 협동 사업 출범식
AI 스피커 1000가구 설치·내년엔 전체 시군 확대

# 10월 19일 토요일 아침 7시, 창원에 사는 ㄱ(87) 씨는 허리와 엉덩이가 너무 아파 꼼짝할 수 없었다. 휴대전화, 딸도 곁에 없었다. 당황하다 인공지능(AI) 스피커가 119를 불러준다는 말이 기억나 "아리아! 살려줘"라고 외쳤다. AI 스피커 덕에 무사히 병원으로 옮겨져 골절 치료를 받고 있다.

# 부인과 사별하고 김해 한 임대아파트에 홀로 사는 ㄴ(75) 씨는 저녁 9시에 "아리아! 너무 우울해. 죽고 싶어"라고 말하자 AI스피커는 "삶을 포기하지 마세요. 당신은 존재만으로도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힘내세요"라고 했다. 잠시 뒤 어르신은 "아리아! 살려줘"라고 했고, 119가 바로 긴급출동했다. 사회복지관은 정신보건센터와 연계해 ㄴ 씨 우울증 치료를 돕고 있다.

경남도가 복지와 기술을 융합해 올 10월 시범사업을 시작한 '인공지능(AI) 통합돌봄서비스'가 위기 현장에서 빛을 낸 사례들이다. 비수도권 지역에서 경남에 가장 먼저 도입한 이 서비스는 복지와 기술을 융합해 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 가정에 AI 스피커를 설치해 돌봄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 경남도 인공지능 통합돌봄 서비스 출범식이 18일 오후 경남도청 도정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SK텔레콤 홍보대사 김연아 씨가 AI 돌봄서비스 구조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경남도 인공지능 통합돌봄 서비스 출범식이 18일 오후 경남도청 도정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SK텔레콤 홍보대사 김연아 씨가 AI 돌봄서비스 구조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홀몸어르신은 AI스피커를 이용해 음악을 듣거나 대화를 할 수 있고, 장애인은 집안의 조명 등을 제어할 수 있다. 응급상황에서 도움을 요청하면 낮에는 돌봄센터 사회복지사에게, 야간에는 119 등으로 연결돼 24시간 구조를 받을 수 있다. 더불어 두뇌활동 촉진을 위한 인지강화 게임도 하고, 시·군과 복지관 공지사항도 들을 수 있다.

도는 김해시 구산동(200가구), 창원시 동읍(120가구), 고성군 회화면 등(320가구), 의령군 부림면(120가구)에 이어 연말까지 사천시(120가구)와 하동군 옥종면(120가구)에 설치해 1000가구를 대상으로 AI 통합돌봄서비스를 시행한다.

이어 내년에는 18개 시·군으로 확대하고 2021년까지 1만 가구로 늘릴 계획이다.

도는 18일 도정회의실에서 '민·관융합 인공지능 통합돌봄 서비스 출범식'을 열었다. 이날 도는 SK텔레콤, (재)행복한에코폰, 창원시·사천시·김해시·의령군·고성군·하동군과 업무협약도 했다. SK텔레콤은 AI 돌봄사업 시스템 구축·관리와 가정에 기기를 제공하며, 에코폰은 정보통신기술(ICT) 기기 사용 교육, 사용자 현황 분석을 통한 빅데이터 자료 제공 등을 지원한다.

이날 SK텔레콤 홍보대사인 피겨여왕 김연아 씨가 참석해 AI돌봄서비스 구조 사례를 소개했다. '아리아'는 SK텔레콤이 개발한 AI 스피커 호출 이름이다.

도는 생활관리사 1명이 노인 25명을 담당하고 있는데 AI 돌봄체계를 갖추면 1명이 취약계층 100명을 돌볼 수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같은 복지예산으로 더 많은 취약계층을 돌볼 수 있고, 지역에 ICT 돌봄 인력, 콜센터 상담원 등 사회적 일자리도 늘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경수 지사는 "민관융합 사업이라는 의미가 있다. 경남도는 꼭 필요한 사업을 하고, SK텔레콤은 데이터센터를 만들어 사용자들이 어떤 서비스를 원하는지 축적해 미래 고령사회 사업을 만들 수 있어 민관이 윈윈할 수 있다"며 "스마트 복지를 함께 펼쳐나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윤 SK텔레콤 AI센터 부사장은 "행복한 세상을 위해 꼭 필요한 서비스다. 고령사회에서 안전한 삶에 인공지능이 도움될 것"이라며 "복지국가로 도약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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