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해안지역 둠벙관개시스템'이 국가중요농업유산 제14호로 선정됐다. 경남에서는 하동 전통 차농업(제6호·2015년)에 이어 두 번째 선정이다. 지금까지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12곳이 지정되었는데 이번에 고성 둠벙 등 3곳이 추가 지정되었다.

고성군은 둠벙 국가농업유산 지정이 군의 브랜드 가치 상승과 관광산업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부수적인 경제 효과에 주된 관심을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중요농업유산 지정은 농업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것이다. 2002년 국제식량농업기구(FAO)가 농업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국제 주요 농업 유산제도'를 출범했고, 이에 자극받아 한국도 2013년 '국가 중요 농업 유산제도'를 도입했다. 고성군과 경남도·농식품부는 둠벙관개시스템으로 이루어지는 농업 활동을 지원함으로써 농업생물 다양성을 유지하고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 농업유산은 농업 활동이 지속해야 유지될 수 있다. 이에 농업 활동에 대한 지원이 필수적이다. 농업유산경관직불제, 생산물 인증제도 등 농업 활동 지원정책이 따라야 한다. 특히 논은 개구리·미꾸라지·메뚜기·조류 등의 서식지로 농업생물 다양성 보전에 아주 유리한데, 최근 농약 사용 증가 등으로 많이 취약해졌다. 고성 둠벙의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이 논 농업 가치를 회복하는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

농업유산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경우에도 무분별한 개발과 관리 소홀로 농업유산이 훼손되거나 그 가치가 저하되어서는 안 된다. 농업유산지역을 핵심 지역과 주변 지역으로 구분하고, 핵심 지역에 대해서는 개발행위를 엄격히 제한하되 지역 주민들에 대한 재정적·행정적 지원을 확대하고, 주변 지역은 자율적 보전 활동을 위한 주민협의체 운영 등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지원예산 확보다. 국가중요농업유산에 지정되면 농식품부는 3년간 총 15억 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한시적인 중앙정부 지원만으로는 농업 활동 규제에 대한 농민 불만을 해소하면서 농업유산을 유지하기 어렵다. 지속적인 농업 활동 지원을 위해 농업유산경관 직불제 예산을 확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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